건대 민동기 교수…학생들 “한 명 한 명 기억하는 모습에 감동”
건국대가 2004년부터 학생들의 강의 평가를 토대로 매학기 뽑는 ‘베스트 티처’(우수 강의 교원)에 다섯 번이나 이름을 올린 교수가 있다.13일 건국대에 따르면 지난해 2학기 ‘도시 및 지역 경제’ 수업을 했던 경제학과 민동기(55) 교수는 최근 다섯 번째 베스트 티처로 뽑혔다.
건국대는 2004년부터 매 학기 인문사회 계열 6명(교수 5명·강사 1명)과 이공계열 6명(교수 5명·강사 1명)을 베스트 티처로 선정하고 있다.
민 교수는 이 상이 도입된 2004년 1·2학기와 2008년 2학기, 2013년 1학기, 그리고 지난 학기까지 모두 다섯 차례 수상했다. 건국대 2천120여명 교원 가운데 유일한 ‘5관왕’이다.
학생들은 그의 제자 사랑이 남다르다고 느낀다.
민 교수는 매학기 첫 수업 때 휴대전화로 학생들의 모습을 찍고 컬러 프린트로 인쇄해 얼굴과 이름을 외운다.
경제학과 3학년 이승원(24)씨는 “학생 한명 한명을 기억하고 이름을 불러주시려 애쓰는 모습에 적잖이 감동을 받았다”면서 “학생들을 진심으로 생각하고 애정 어린 관심을 두지 않으면 쉽지 않은 일 같다”라고 말했다.
민 교수를 자상하고 따뜻한 교수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강의실에서 그는 무섭고 엄격한 교수로 ‘악명’이 높다.
무엇보다도 기본과 태도를 강조하는 민 교수는 출석 관리에 철저하다.
결석, 지각하는 학생은 수업에 불참한 이유나 지각 사유를 ‘심문’ 수준으로 추궁받고, 정당한 사유를 대지 못하면 불호령을 받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매 강의 시작 후 10여 분간 진행하는 ‘복습 퀴즈’도 긴장되는 순간이다.
직전 수업에 배운 내용 중 핵심적인 몇 가지를 무작위로 묻는 퀴즈에서 제대로 답하지 못하면 호된 꾸지람을 피할 수 없다.
그의 수업을 들은 한 학생은 “보통 처음 2∼3명이 답을 잘하면 무사히 넘어가지만, 답변이 부실하면 열명 넘게 ‘박살’이 나는 경우도 있다”며 “복습을 철저히 하고 매 수업 정신을 바짝 차려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 교수는 “이전에 출석과 복습 체크를 대충 넘어간 학기가 있었는데 분명히 같은 수준의 강의였음에도 시험을 보니 이전 학기 수강생 그룹과 실력 차이가 현격히 났다”며 “이후부턴 수업을 더 철저히 관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얼마나 학생들을 꼼꼼히 챙기고 수업에 공을 들이느냐에 따라 학생들이 얻어가는 게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니 어떤 강의도 소홀히 할 수 없게 되더라”라고 덧붙였다.
경제학과 4학년 한장희(25)씨는 “교수님 수업이 엄격하고 까다롭지만 수업을 들으려 안식년을 피해 수강 신청하는 학생이 있을 정도로 신뢰가 두텁다”라며 “마치 고3 담임 선생님처럼 챙겨주시는 마음에 더 끌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민 교수는 “다른 교수들도 그렇겠지만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함께 호흡하는 게 즐겁고 좋다”며 “마음을 알아주는 학생들이 있어 고맙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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