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중학교, 부랴부랴 재배포…교육청엔 보고도 안해
’머리를 질끈 묶고’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시행된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배화여고에서 한 학생이 시험 문제를 풀던 중 머리를 묶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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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10시께 인천시 부평구의 모 중학교에서 치러진 1학년 9개 학급 전국 영어 듣기능력평가가 시험 시작 5분여 만에 갑자기 중단됐다.
시험지에 인쇄된 문제가 방송 내용과 일치하지 않자 학생들이 “시험지가 잘못된 것 같다”고 교사에게 말했다.
해당 영어평가는 당일 EBS 라디오를 통해 전국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이 중학교는 듣기평가를 급히 중단하고 20분 뒤 녹음해 둔 방송 파일을 틀어 시험을 처음부터 다시 진행했다. 그러나 일부 문제가 앞선 방송으로 이미 노출된 상태였다.
인천 북부교육지원청이 현장 조사한 결과 당일 방송 사고는 올해 시험지가 아닌 지난해 영어 듣기평가 시험지를 잘못 인쇄해 벌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 북부교육지원청 중등교육팀의 한 관계자는 “보통 시험지 1장을 인쇄해 밀봉된 상태로 보관한 뒤 시험 당일 인쇄해 배포한다”며 “이 과정에서 해당 학교 교감이 지난해 시험지를 잘못 인쇄했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또 정상적으로 시험이 진행되지 않은 경우 교육지원청을 통해 시교육청에 보고해야 함에도 이 같은 사실을 다음 날까지 숨겼다.
인천 북부교육지원청 중등교육팀의 이 관계자는 “방송 사고가 있었다는 것을 어제(8일) 뒤늦게 알고 조사를 벌여 해당 학교 교장과 교감에게 주의 조치를 했다”고 말했다.
해당 중학교 측은 조사에서 “학생들의 휴대전화를 모두 수거한 상태에서 교실에 대기시켰기 때문에 시험 문제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아 따로 보고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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