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지원 학과와 관련 있어야 藥 친구 따라 하기식 스펙 쌓기 땐 毒
고교 1, 2학년 가운데 특색 있는 학생부와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 구성을 위해 소논문을 작성하거나 교내 각종 경시대회에 참가하는 학생들이 많다. 하지만 소논문과 교내 대회는 ‘양날의 검’이다. 대학 입시에서 소논문과 교내 대회는 잘 활용하면 ‘약’이 되지만 못 쓰면 오히려 ‘독’이 되기 때문이다. 스카이에듀 입시연구소의 도움으로 소논문 및 교내 대회 준비 방법을 알아봤다.●무분별한 스펙 쌓기 안 돼
우선 내용과 과정을 고려하지 않는 소논문 연구 활동은 부작용이 많다. 진로, 진학 학과와 관련되지 않은 무분별한 ‘스펙 쌓기’식 소논문은 입학사정관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자기주도적인 방법이 아니라 친구 따라, 동아리 따라, 교사 따라 진행된 연구 활동은 자소서, 면접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이 작성했다고 하는 연구보고서 내용에 대해 면접에서 답변을 명쾌하게 하지 못하면 서류 조작의 의심을 받게 돼 치명적일 수 있다.
무엇보다 소논문 연구 활동은 진로, 진학과 관련이 있어야 한다. 학생부 내 진로 희망 사항에 장래희망을 적도록 돼 있는데 소논문 연구 활동은 장래희망 및 지원 학과와 관련된 것이어야 좋다. 장래희망이 현대사 연구원이고 진학 희망 학과가 역사학과라면 연구 활동 역시 역사와 관련된 주제가 돼야 한다. 이러한 주제 설정은 장래희망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뿐 아니라 무엇보다 대입 2단계 면접을 할 때 학과 교수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고, 면접 예상 문제로 전략적 활용이 가능하다.
또 교사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최근 소논문 연구 활동을 교외에서 대학교수, 사설 기관에 의뢰해 숟가락만 얹는 행태로 진행한 경우가 많이 적발됐다. 이런 방법은 무엇보다 학생부 종합 전형이 교내 활동 중심으로 강화되면서 자소서 및 면접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교내에도 과목 담당 교사가 모두 있다. 본인이 쓰고자 하는 주제와 관련된 과목 교사의 지도를 받아 논문을 작성해야 한다. 이렇게 진행했을 경우 두 가지 장점이 있다. 하나는 담당 과목 교사가 지도하기 때문에 학생부 내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기록을 자세하게 써 줄 수 있고, 나머지는 교내에서 실제로 진행된 활동이기 때문에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자소서와 면접에 적극 활용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소논문 연구 활동은 혼자 하는 것보다 동아리, 소모임, 과제 수행 모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더 좋다. 혼자서 작성하는 것은 담당 과목 교사의 도움을 받기 힘들 수 있다. 교사들은 기타 업무가 많기 때문에 학생 개인이 개별적으로 소논문 지도를 부탁한다면 감당하기 어렵다. 또 친구들과 함께 작성하면 작성 과정에서의 의견 차이, 다툼, 의견 조율 등 대학에서 요구하는 인성 관련 요소를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진로, 희망 학과에 맞춰라
교육부가 교내 대회 방식과 내용에 대해 제약을 뒀지만 대회 개최 자체를 제한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도 교내 대회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계획이 중요하다. 학년 초에 교내 대회 일정을 확인한 뒤 자신이 가장 잘하는 분야와 관련된 대회에 초점을 맞춰 수상을 노려야 한다. 기존에는 무작정 참가만 해도 수상을 할 수 있었지만 방침이 바뀌어 이것이 불가능해졌다. 수상에 제한을 둔 것은 학생부 종합 전형의 확대와 맞물려 대학들의 요구 사항이 반영된 측면이 크다. 따라서 자신이 잘하고 자신 있는 대회, 예를 들어 영어를 잘하면 영어 관련 스피킹 및 에세이 작성 관련 대회, 문학적 글쓰기를 잘하면 백일장 등의 문학대회, 논리적인 말하기를 잘하면 토론대회 등 자신의 전문 분야를 키워 학년 초부터 준비하는 것이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하다면 교내 대회에 많이 참가하는 것이 좋다. 수상을 목표로 하는 대회에서는 최대한 입상을 해서 결과를 내야 하지만 그 외 나머지 대회는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학생부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대회 참여만으로도 학생부의 창의체험활동, 세부능력특기사항, 종합특성란 등 직간접적 기록이 가능하다. 이러한 기록들은 학생이 교내 활동에 다양하게 참여한 성실한 학생임을 증명할 수 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2015-03-03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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