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증가’ 교육부만 모른다

‘학교폭력 증가’ 교육부만 모른다

입력 2015-01-11 23:58
수정 2015-01-12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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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2014년 1학기 비교하니

학교폭력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교육부 실태조사와는 달리 지난해 실제로 학교에 신고된 폭력 건수가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교육부가 온라인 설문으로 통계를 내는 학교폭력 실태조사의 신빙성 문제가 제기된다.

정진후 정의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아 11일 공개한 학교폭력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학기 전국 초·중·고교, 특수·각종학교의 학교폭력 심의건수는 모두 1만 662건으로 2013년 같은 기간의 9713건보다 9.8% 증가했다. 학생 수가 줄어든 점을 고려해 학생 1000명당 학교폭력 발생건수로 환산하면 2013년 1.49건에서 지난해 1.69건으로 13.2% 증가한 것이다.

특히 초등학교의 학교폭력 증가율이 가파른 것으로 조사됐다. 초등학교 학교폭력은 2013년 상반기 학생 1000명당 0.35건에서 지난해 상반기 0.51건으로 43.5% 늘었다. 중학교는 지난해 상반기 1000명당 3.56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 고등학교는 1.68건으로 14.4% 각각 증가했다. 가해 유형별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의 사이버폭력이 32.8% 늘었고, 명예훼손·모욕(30.5%), 상해(28.5%) 등도 증가 폭이 컸다. 지역별로는 대구가 지난해 상반기 학생 1000명당 3.12건으로 가장 많은 학교폭력이 발생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상반기의 1차 조사 때보다 피해응답률이 0.2% 포인트 낮아졌다는 이유로 “학교폭력은 감소 추세”라고 발표했다.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한 교육부의 실태조사에서 학교폭력 피해응답률은 2012년 2차 설문조사 8.5%에서 2013년 1차 2.2%, 2차 1.9%, 지난해 1차 1.4%, 2차 1.2%로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정 의원은 “황우여 장관이 신년사에서 학교폭력 피해응답률이 낮아지고 있다며 성과를 자화자찬했지만, 정작 지난해 상반기 학교폭력은 증가했다”며 “교육부가 학교폭력의 실태 파악부터 대책까지 모든 것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5-01-1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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