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2단계 5등급 분류 확정
교육부가 2단계에 걸쳐 대학을 평가하고 등급을 매겨 정원 감축을 유도하는 내용의 대학구조개혁 평가안을 확정했다. 기존 정성평가 지표는 대학들의 반발로 한 달 만에 대폭 축소됐고, 장기 투자가 필요한 지표와 학생들을 위한 등록금 부담 완화, 사학 법인의 책무성 관련 지표도 빠져 기존 평가보다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11일 대전 유성구 한밭대에서 대학구조개혁 평가 방안 마련을 위한 2차 공청회를 열고 확정된 평가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평가 방안은 지난 9월 30일 1차 공청회 때 정책연구진이 공개한 평가 지표 안에서 대학의 의견을 반영해 수정, 확정한 것이다. 교육부는 우선 전체 대학을 11개 지표(총점 60점)로 1단계 평가해 A, B, C등급으로 상위 그룹을 정하고 나머지 대학을 6개 지표(총점 40점)로 2차 평가해 1차 평가와 합산해 하위 그룹인 D, E등급을 정한다. 전문대학은 단계 평가를 하지 않고 14개 지표로 전체 평가를 한다.
대학은 등급에 따라 정원을 감축해야 한다. A등급은 자율 감축, B등급은 일부 감축, C등급은 평균 감축, D등급은 평균 이상 감축, E등급은 대폭 감축해야 한다. 등급별 대학 숫자와 인원 규모는 내년 상반기쯤 구조개혁위원회를 통해 확정할 방침이다. 앞서 교육부는 앞으로 9년 동안 대입 정원 16만명을 감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 안은 38개 지표였지만 1단계 11개, 2단계 6개로 평가 지표가 대폭 축소됐다. 1단계 11개 지표 중 6개는 정량, 나머지 5개는 정성지표다. 정량지표는 절대평가 방식으로 점수를 계산한다. 다만 기준점을 ‘전국 평균값’이 만점이 되도록 설계해 실효성 논란이 예상된다. 예를 들어 전임교원 확보율이 대학 설립 기준에 미달하더라도 전국 대학의 평균만 넘으면 만점을 받는다. 연평균 증가율이 0보다 높기만 하면 가산점을 받을 수 있도록 해 무더기 가산점도 예상된다.
이 밖에 강의실과 실험실습실, 도서관과 장서, 기숙사, 보건시설 등의 지원시설에 대한 지표와 취업 창업 지원지표 등도 빠져 ‘부실 평가’라는 지적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또 사립대 법인의 운영을 평가하는 지표도 삭제됐다. 반상진 전북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교 운영 부실화의 주범인 사립대 법인과 관련한 평가 지표가 삭제되고 교육과 연구만 따져 대학의 질을 높여 보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4-11-1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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