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대 편취 태국·필리핀 거점 보이스피싱 38명 구속

수백억대 편취 태국·필리핀 거점 보이스피싱 38명 구속

김정한 기자
입력 2017-05-02 15:47
수정 2017-05-0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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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과 필리핀에 거점을 두고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행각을 벌인 일당 38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이 보이스피싱 조직이 범죄에 사용한 컴퓨터 등 압수한 증거물. 부산경찰청 제공
경찰이 보이스피싱 조직이 범죄에 사용한 컴퓨터 등 압수한 증거물.
부산경찰청 제공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일 사기 혐의로 최모(39)씨 등 39명을 붙잡아 38명을 구속하고 다른 사건으로 구속된 김모(2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해외 거주 조직원 10명 등 19명을 수배하고 인터폴에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최씨 등은 2014년 2월부터 2015년 6월까지 태국과 필리핀에 각각 1개 조직, 3개 콜센터를 두고 전화금융사기로 200여명에게서 20억원가량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국내 시중은행 직원을 사칭한 뒤 신용불량 등으로 정상대출이 피해자 등을 상대로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해주겠다며 제3금융권에서 거액을 대출받도록 했다. 이들은 대출받은 피해자들에게 “신용등급을 올리려면 제3금융권(대부업체)의 대출을 받아 갚았다는 실적이 있어야 한다”며 속였다. 이어 “대출을 상환하면 제3금융권에 위약금을 줘야 하는데, 제3금융권에 아는 사람이 있으니 위약금을 없애주겠다”고 속이고 대출금을 보이스피싱 계좌로 입급하도록 했다.

피해 금액은 1인당 1000여만원부터 수천만원까지다.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범행 후 보이스피싱을 의심하는 은행 직원이 전화하면 “내가 사업상 돈을 보냈는데 이런 것까지 일일이 확인하느냐며 소리를 지르고 끊으면 된다”고 교육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보이스피싱 조직이 범죄에 사용한 컴퓨터 등 증거물을 압수하고 있다. 부산경찰청 제공
경찰이 보이스피싱 조직이 범죄에 사용한 컴퓨터 등 증거물을 압수하고 있다.
부산경찰청 제공
보이스피싱에 가담한 조직원들은 60∼90일짜리 관광비자를 이용해 출입국을 반복하면서 범행을 저질렀고 사기 금액의 20∼30%를 챙겼다. 국내 가담자들은 “해외에 좋은 일자리가 있다. 월 300만원 이상 보장한다”는 다른 조직원들의 꾐에 빠져 가담했다. 갓 돌을 지난 어린 딸을 둔 30대 여성이 딸을 가족에게 맡기고 출국해 가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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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압수한 보이스피싱 조직이 사용한 물품들. 부산경찰청 제공
경찰이 압수한 보이스피싱 조직이 사용한 물품들.
부산경찰청 제공
김범수 국제범죄수사대장은 “1개 센터에서 확보한 장부에서 2주간 편취한 금액이 9억 3000만원이고 이런 센터 6개가 동시에 가동됐기 때문에 전체 피해 규모는 수백억원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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