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사이트서 “간병인 모집” 유인 성폭행

구직사이트서 “간병인 모집” 유인 성폭행

이성원 기자
입력 2015-04-09 00:16
수정 2015-04-09 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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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원 가입 쉬워 범죄 악용… IT회사원 40대 강간혐의 구속

“교통사고로 한쪽 팔에 깁스를 했습니다. 시급 1만원에 간병인을 구합니다.”

대학생 A(여)씨는 지난해 10월 25일쯤 이 같은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등록금을 벌고자 한 인터넷 아르바이트·구직사이트에 이력서를 등록한 후였다. ‘간병인’을 희망하진 않았지만 다른 곳에 비해 시급이 많아 솔깃했다. A씨는 문자를 받은 당일 서울 서초구 반포역 근처의 한 아파트로 면접을 보러 갔다.

그러나 면접은 김모(45)씨가 쳐 놓은 덫이었다. 면접은 요식행위였고 곧 일을 시작하게 된 A씨는 김씨의 요청으로 근처 마트에서 장을 봐서 왔다. 김씨는 게임을 하자며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를 권했다. 술이 약한 A씨는 정신이 혼미해지기 시작했고, 강제로 방에 끌려가 성폭행을 당했다. 다음날 A씨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김씨의 범행은 발각됐다.

8일 채용정보업계 등에 따르면 상당수 구인·구직사이트에서 사업자등록번호만 입력하면 무료로 기업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도 이를 악용해 지인의 사업자등록번호를 입력한 뒤 여성회원 6000여명의 이력서를 열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상습강간 혐의로 김씨를 구속해 지난달 16일 검찰에 송치했다.

IT기업 회사원인 김씨는 지난해 10∼11월 서초구 자신의 집에서 A씨 등 20대 여성 구직자 9명을 성폭행하거나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2015-04-0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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