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숭의초 특별장학…폭력사건 진상·학교 조처 집중조사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대기업 총수 손자와 연예인 아들을 봐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서울 숭의초등학교에 대해 교육당국이 19일 현장조사에 착수했다.서울시교육청 산하 중부교육지원청은 이날 초등교육지원과 소속 장학사 등 3명으로 구성된 특별장학반을 숭의초에 파견해 특별장학에 들어갔다.
특별장학은 현장조사의 하나로, 학교 관계자와 관련 학생 등을 대상으로 당시 상황에 대한 진술을 듣고 학교 쪽 조치가 적절했는지 파악하게 된다.
서울시교육청은 특별장학에서 문제점이 드러나면 곧바로 감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폭력전담기구가 사안 조사를 어떻게 했는지, 학교폭력자치위원회에 어떤 내용이 보고됐는지, 관련자들에게 어떤 통보와 조처가 이뤄졌는지 살피고 모든 절차를 정상적으로 진행했는지 면밀히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청은 특히 폭력사건의 진상과 함께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내용을 다루는 기구인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제 역할을 했는지도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교육청은 이번 사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큰 점을 고려해 특별장학을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하루 만에 사건에 관련된 모든 학생과 학부모, 학교 관계자를 조사하기는 힘들어 조사는 2∼3일가량 걸릴 것으로 보인다.
중부교육지원청 신인수 초등교육과장은 숭의초에서 기자들을 만나 “학폭위 회의 기록을 포함해 관련 서류 일체에 대한 검토와 사건 관련자 면담을 통해 사건 내용과 처리 절차를 세밀히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곧바로 감사하지 않고 특별장학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일단 특별장학을 한 뒤 감사 근거가 명확해지면 감사가 이뤄질 것으로 안다. 감사 부서에서도 준비를 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숭의초에서는 지난 4월 수련회 때 3학생 4명이 같은 반 학생 1명을 집단으로 구타했으며,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 가운데 대기업 총수 손자와 배우 윤손하 씨 아들이 가해자에서 빠지거나 별다른 책임을 지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피해 학생 측은 가해 학생들이 담요로 씌운 채 야구방망이 등으로 때렸고 물비누(바디워시)를 강제로 먹였다고 주장하는 반면, 학교 측은 “심한 장난 수준이며, 학교폭력으로 볼 사안은 아니다”고 밝혀 논란을 키웠다.
숭의초는 “학생들이 쌓여 있던 무너진 이불 아래 사람이 깔렸는지 모르고 장난을 쳤으며, 야구방망이는 플라스틱 장난감이었다”며 “바디워시도 피해 학생이 먼저 맛보자 다른 학생들이 이를 말린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또 “대기업 총수 손자가 가해자에서 빠진 것은 다른 학생들을 조사한 결과 당시 현장에 없던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윤손하 씨도 처음에는 “언론보도 내용이 사실과 상당 부분 다르다. 악의적으로 편집돼 방송으로 나간 점은 유감스럽다”고 반발했다가 논란이 커지자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꿨다.
윤 씨는 “우리 가족의 억울함을 먼저 생각했던 부분 사죄드린다”며 “저의 미흡한 대처로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며 진심으로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특별장학 후 사건 처리 과정에서 문제점이 드러나면 감사실시 등 엄정한 조처를 할 방침”이라며 “특히 이번 사안에 대한 관심이 큰 만큼 조사가 마무리되면 내용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