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전국 교육청에 “성폭력 교원 엄중조치” 당부
이달 말까지 전국 초·중·고등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성폭력 예방교육이 이뤄진다.최근 서울의 한 공립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성추행·성희롱 사건의 파문이 커지고 교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김재춘 교육부 차관은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전국 시·도교육청 교육국장 회의를 주재하고 “성폭력 교원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중하게 조치하고 피해자 보호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시·도교육청은 8월 중 성폭력 예방교육을 철저히 하고 성폭력 발생 시 즉각적인 신고·보고체제가 유지되도록 대응체제도 재정비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국 초·중·고 교사들은 개학 직후 성폭력 예방교육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시·도교육청 주관으로 교장, 교감 등 학교 관리자에 대한 성범죄 예방연수도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교육부는 서울시교육청에 이번 성추행·성희롱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고 대학수학능력시험 등을 앞두고 학교에 피해가 돌아가지 않도록 조치할 것을 요청했다.
학생들이 정신적 트라우마를 겪지 않도록 상담이나 치유 지원도 주문했다.
교육부는 다른 교육청들에 대해서도 교직원 간 성범죄를 축소·은폐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실태를 다시 점검하라고 요청했다.
오승걸 교육부 학교정책관은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교육부가 직접 감사에 나설 수 있느냐는 질문에 “서울시교육청의 감사 결과를 보고 미흡한 점 있다면 그때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올해 성범죄로 징계받은 교사가 급증한 이유에 대해선 “우리 사회에서 성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졌지만, 교직원들이 사회 변화를 좇아가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교사들이 조직윤리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교직원이 성범죄 피해를 볼 경우 학교가 교육청 등에 반드시 신고하도록 법령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제도적 허점을 이용해 교사들 사이의 성범죄를 학교가 축소·은폐할 여지가 있는 만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문제가 불거진 공립고등학교 피해 여교사들도 지난달 서울시교육청에 제출한 탄원서에서 학교장이 ‘(교사 성추행 사건은) 성인끼리의 일로 당사자가 고발해야만 처리할 수 있다’는 식으로 사안을 은폐하려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교사들은 또 교장이 여학생 성추행 건으로 고발된 교사를 학년부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히는 등 학교장의 상식을 초월하는 대처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서울교육청은 진행 중인 특별감사와 별도로 국가인권위원회와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함께 종합대책을 마련해 이르면 5일 발표할 계획이다.
학교 관리자급이나 상부기관이 사건을 은폐하거나 축소할 수 있는 여지를 없애고 성범죄 사안 처리 과정에서 개인적인 친소관계가 작용하지 못하도록 구조적인 장치를 마련하는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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