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 교수 조사 힘든 한계 보완
앞으로는 학내 성폭력 사건 피해자가 원하면 대학 측의 진상 조사에 경찰이 참여하게 된다. 경찰청은 최근 한국대학성평등상담소협의회와 학내 성범죄 관련 협력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15일 밝혔다.대학성평등상담소협의회는 전국 110곳의 대학 학생상담(양성평등)센터가 참여한 협의체로, 학내 성희롱·성폭력 사건의 처리와 자문, 피해자 상담, 예방 교육을 담당한다.
양측은 형사 입건될 만큼 중대한 학내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면 경찰이 상담센터 진상 조사 단계부터 함께하기로 했다.
현재는 피해 학생 등이 상담센터에 사건 내용을 신고하면 센터에서 진상 조사를 벌인 뒤 대학본부가 징계위원회를 열어 조사 결과에 따라 징계 처분을 한다. 그러나 가해자인 교수가 혐의 사실을 완강히 부인하면 상담센터가 진상을 밝히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게 현실이다.
또한 단순 성희롱을 넘어 폭행이나 협박을 수반한 성추행 수준이면 결국 사건이 경찰로 넘어갈 수밖에 없는데, 피해 학생은 대학과 경찰에서 두 번이나 피해 사실을 진술해야 하기 때문에 자칫 2차 피해가 유발될 수도 있다.
경찰은 피해자가 수사를 원치 않더라도 상담소와 병원 등에서 관련 증거를 확보해 향후 수사에 대비할 계획이다.
또 학내 성폭력 피해자에게도 경찰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심리 상담·치료와 법률·의료 지원 등을 할 방침이다. 경찰은 또 다음달부터 두 달간 학내 성범죄 집중 신고 기간을 운영하기로 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2015-03-1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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