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원 “산출 안해”…난도 높아 예상보다 크지 않을 듯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채점 결과가 2일 발표되면서 출제 오류라는 파동을 겪은 생명과학Ⅱ 과목의 영향이 주목된다.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지난달 24일 대장균의 생명과학Ⅱ 8번 문항의 정답을 당초 제시한 ④번뿐 아니라 ②번까지 복수로 인정한다고 발표했다.
이 문항은 대장균이 젖당을 포도당으로 분해할 수 있는 효소의 생성 과정을 묻는 문제이고 복수정답으로 수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의대를 지원하는 상위권 학생들이 과학탐구 영역에서 생명과학Ⅱ를 많이 선택했다는 점에서다.
입시업체들은 ④번보다 ②번을 고른 수험생들이 월등히 많아 복수정답 처리에 따른 평균점수가 1.3점가량 오르고 ④번만 정답으로 채점했을 때보다 3천∼4천 명의 등급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평균이 오르면 기존 정답자와 오답을 쓴 수험생들은 표준점수와 등급이 떨어진다.
그러나 교육당국이 공식적인 수치를 내놓지 않아 복수정답 결정에 따른 등급 변화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게 됐다.
조용기 평가원 수능본부장은 이날 세종시 교육부 청사에서 한 브리핑에서 생명과학Ⅱ의 복수정답으로 인한 등급 영향을 묻는 질문에 “④번 선택자들의 등급 하락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우리도 구체적으로 산출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는 또 “생명과학Ⅱ는 의대 지망생들이 많이 응시하는 과목이다 보니 변별력에 상당히 신경을 썼다”며 “8번 문항을 복수정답으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변별력 있게 출제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생명과학Ⅱ는 전체 응시자 3만933명 가운데 만점자가 64명(0.21%)에 그칠 정도로 까다로웠다.
이에 따라 생명과학Ⅱ는 난도를 반영하는 표준점수 최고점수가 73점으로 과학탐구 8개 과목 중 가장 높다.
복수정답에도 변별력을 잃지 않았다는 평가원 측의 설명을 어느 정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생명과학Ⅱ에서 복수정답이 인정됐지만, 과학탐구 중에서 가장 어렵게 출제됐기 때문에 등급이 바뀐 수험생은 예상보다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올해 수능의 영어와 수학이 예년보다 쉽게 출제됐고 과학탐구 성적이 중요해졌다는 점에서 복수정답의 영향을 무시하기는 어렵다.
과학탐구에서 한 점이라도 더 따야 하는 상황에서 생명과학Ⅱ의 복수정답 혼란을 아쉬워하는 수험생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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