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슈 집중분석] 여야 “주 52시간 근무 도입”… ‘칼퇴근 + 저녁 있는 삶’ 올까

[대선이슈 집중분석] 여야 “주 52시간 근무 도입”… ‘칼퇴근 + 저녁 있는 삶’ 올까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17-02-02 21:54
수정 2017-04-10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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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간 단축

‘칼퇴근’ 후 저녁이 있는 삶은 가능해질까. ‘가장 많이 일하는 나라’라는 씁쓸한 타이틀을 이제 내려놓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대선 이슈로도 넓혀지고 있다. 대선 주자들도 일과 가정의 양립과 일자리 나누기 효과를 위해 노동시간을 단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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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1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보고한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연간 노동시간은 2113시간으로 멕시코(2246시간)에 이어 두 번째를 기록했다. OECD 평균이 1766시간인데 우리는 347시간, 43일을 더 일하는 셈이다.

정부도 현재 주당 최대 68시간(주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휴일 16시간)까지 가능한 노동시간을 주당 52시간(주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으로 줄이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주당 8시간의 특별 연장근로를 한시적으로 허용하고 주 52시간 상한제도 2020년까지 유예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어 야당으로부터 ‘노동시간 연장안’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야권 대선 주자들은 주 52시간 근무를 지키도록 해 나머지 시간에 신규 일자리를 채용하자는 데 한목소리를 낸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법정 노동시간만 준수해도 최대 20만 4000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주어진 연차휴가를 의무적으로 다 쓰도록 하면 30만개의 일자리가 추가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문 전 대표는 2010년부터 주 4일 근무를 하고 있는 한 화장품 회사의 매출이 오히려 20% 늘고 직원도 두 배로 늘었다는 사례를 설명했다.

●“초과근로수당 법대로 1.5배씩 줘야”

이재명 성남시장도 저서 ‘이재명, 대한민국 혁명하라’에서 “52시간 초과근로분을 신규 고용으로 대체하면 50만~60만개의 일자리가 생겨난다”고 말했다. 또 “0.8배만 주는 초과근로수당도 법대로 1.5배씩 제대로 지급하도록 하고 위반하면 엄중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이른바 ‘칼퇴근법’을 ‘아이 키우고 싶은 나라’ 2호 공약으로 제시했다. 연(年) 단위로도 초과근로시간 한도를 정하고, 각 기업이 근로시간을 공시하도록 해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의 방식으로 칼퇴근 문화를 정착시키자는 것이다. 또 퇴근한 뒤부터 다음날 출근까지 최소 11시간의 휴식시간을 보장하고, 퇴근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업무 지시도 모두 초과근로시간에 포함시켜 ‘돌발노동’을 금지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명 ‘퇴근 후 카톡 금지법’은 민주당 신경민 의원도 지난해 6월 국회에 제출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도 근로시간을 연 단위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저녁이 있는 삶’ 슬로건의 원조인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은 2012년 대선 경선에 출마해 정시 퇴근제 도입, 장시간 저임금 노동체계 개편 등을 제안했다.

●“中企근로자 임금 감소 없게 합의를”

다만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임금 체계를 둘러싼 노사 간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은 2일 “노동자들은 장시간 일하더라도 돈을 많이 벌어 아이들 학원을 한 곳이라도 더 보내고 싶은 게 현실”이라면서 “노동시간을 단축하면 임금도 줄기 때문에 갈등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는 “적어도 중소기업 근로자만큼은 임금이 감소하지 않도록 사회적 협의를 해야 한다”고 밝혔고, 유 의원도 “과거 주 5일 근무로 개편될 때처럼 노사 합의로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2017-02-0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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