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웨스트윙’ 집무구조로…靑은 역대 대통령 기념관 바꾸고 시민에 개방”“권력장치 감시장치 무력화, 프로포폴 같아…덮고가다 한꺼번에 터져”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국회 가결을 촉발한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폐쇄성이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20일 차기 대선에 출마해 집권을 할 경우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 정부종합청사로 옮기고 ‘출퇴근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밝은 표정의 문재인 전 대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밝게 웃으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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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 당시 “구중궁궐 같은 청와대를 나와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 ‘청와대 대통령 시대’를 끝내고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내놓은 공약을 실천하겠다는 것이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홍익대 앞 한 카페에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대선 때 대통령 집무실을 정부종합청사를 옮기고 출퇴근하는 대통령이 되겠다, 그래서 퇴근길에 남대문시장에도 불쑥 들러서 상인들과 소주도 한잔 나누면서 이야기를 듣기도 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약했다”며 “지난 대선 때는 이 공약을 부각시키지 못했는데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는 역대 대통령 기념관으로 만들고 시민개방공간으로 쓸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청와대에 대한 법제도 개선도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출발은 대통령과 그 주변의 권위주의 문화가 청산되는 것”이라며 “참여정부 때 노력을 많이 했지만 정착되지 않는 이유가 청와대 구조에도 있다고 본다”며 “대통령 집무가 열리고 소통되는 공간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 집무실 등이 위치한 미국 백악관 서쪽 건물 이름에서 따온 미국 드라마인 ‘웨스트윙’(The West Wing)을 들어 “드라마를 보면 대통령 집무실이 비서실과 같은 동에 있다. 그래서 대통령이 화장실에 가다가도 복도에서 비서실 직원을 만나기도 하고, 본관에 있으면 불쑥불쑥 들어가서 물어보기도 하고, 책상에 엉덩이 걸치고 3분, 5분씩 간단한 미팅도 하고…이렇게 대통령과 비서들 사이에 늘 소통하며 일에 대응해나가고 정책을 결정해 나간다”고 내용을 소개했다.
이어 “우리는 청와대 본관 건물에 대통령과 대통령 부속실 밖에 없다. 비서동은 아예 따로 바깥에 있고 걷기에는 먼거리여서 차타고 가야 하기 때문에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세월호 당일 대통령 행선지를 몰랐다고 한 게 정말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문제점을 지적한 뒤 “대통령과 비서실장이 다른 공간에 있는 것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참여정부 때 여민관이라는 비서동에 제2 대통령 집무실을 마련해 많이 이용했는데, 그 다음 대통령 때 부터는 그 집무실이 전혀 이용되지 않았고, 박 대통령은 본관조차도 안 나오고 관저에 주로 머무는 방식으로 더 동떨어지게 돼 비서진과도 소통 못하는 대통령이 된 것”이라며 “비서진 소통만으로는 부족하고 더 열어서 국민, 시민과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정권 때마다 반복돼온 비선실세 논란에 대한 개선 방안과 관련, “권력기관을 감시하는 장치들이 우리 사회에 다 마련돼 있다. 정부 조직 내에서는 사정기구, 정부 바깥에선 언론이 있는데, 문제는 사정기구나 언론의 비판감시 기능을 무력화시켰다는 것”이라며 “그때그때 잘못과 실정들을 덮고 넘어갈 수 있어서 얼핏 좋아보일지 모르지만 그건 프로포폴과 같은 것이다. 진짜 마약과 같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일시적으로 국면을 전환하고 넘기게 될지는 몰라도 차곡차곡 쌓여서 결국 한꺼번에 터져나오게 된다”며 “그때그때 비판받고 책임질 것 책임지고 넘어가면 그런 일이 안생기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사정기구의 감시기능과 언론의 비판기능을 제대로 살려주는 것은 건강한 정부 작동을 위해서 오히려 정부에게 좋은 것”이라며 “좋은 대통령이 되겠다고 작심했으면 당연히 사정기관과 언론의 비판·감시기능이 살도록 해야 하는데 왜 그러한 부분들을 이렇게 장악해서 죽여버리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문 전 대표는 “지금은 검찰이 정치검찰화되면서 사정기구로서의 검찰 기능은 무력화된 만큼, 정치검찰 행태를 청산하고 감시기능을 제대로 하게 하고, 민정수석실의 기능을 제대로 살려야 한다”며 “그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으니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를 만들어 대통령이 임명한 공직자들은 말할것도 없고 대통령 측근도 대상이 되도록 하고, 검찰이 제기능을 못할 경우에는 검사들의 잘못에 대해서도 조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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