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개성공단 남북 일자리 창출 논쟁…누구 말이 맞나

[팩트체크]개성공단 남북 일자리 창출 논쟁…누구 말이 맞나

입력 2017-04-24 16:31
수정 2017-04-2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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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공단 폐쇄로 南 12만5천명 일자리 잃어” vs 洪 “北 청년일자리 대책일 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지난 19일과 23일 열린 5개 주요정당 대선후보 초청 토론에서 연이어 개성공단 문제를 놓고 열띤 논쟁을 펼쳤다.

문 후보는 우리나라 기업과 일자리에 도움이 된다며 개성공단 재개를 주장하고 있지만, 홍 후보는 북한 청년 일자리 대책일 뿐이라고 공세를 퍼부었다.

홍 후보는 “개성공단이 창원국가산업단지의 3배”라면서 “문 후보가 개성공단 2천만 평 하겠다는 것은 북한 청년 일자리 대책이다. 우리나라 실업자가 110만 명인데 우리나라 청년 일자리가 아니라 북한 청년 일자리를 마련해주는 것이다”라고 문 후보를 공격했다.

문 후보는 “개성공단은 원래 합의가 3단계까지 가면 2천만 평”이라면서 “개성공단이 중단될 때까지 125개 기업이 입주했는데, 거기에 납품하는 우리 협력업체가 5천 개였다. 개성공단 폐쇄로 당장 우리 내에도 무려 12만5천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반박했다.

우선 창원공단 총면적은 25.3㎢(765만 평)이며 개성공단이 3단계까지 확장되면 2천만 평으로 창원공단의 3배가량으로 커진다.

개성공단은 2003년 1단계 100만 평이 조성돼 가동 중 북핵 위기로 지난해 2월 폐쇄됐다.

개성공단은 2단계 150만 평, 3단계 350만 평이 더해져 총 600만 평 규모의 공단으로 조성될 예정이었다. 문 후보가 말한 2천만 평은 순수 공단 부지 600만 평에 배후도시 개념인 개성 시내 1천400만 평을 더한 것이다.

개성공단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 통일부가 수치 등을 포함한 공식 자료를 내놓은 적은 없다.

다만, 통일부는 높은 인건비 등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개성공단이 매력적인 대안이라는 입장이다.

통일부가 2011년 11월 발간한 ‘개성공단 길라잡이’에는 개성공단이 월평균 100∼105달러(11만∼12만원) 수준의 저렴한 인건비와 근로자들의 양호한 교육수준, 언어 및 문화장벽이 낮은 점 등을 들며 경쟁력 있는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법인세도 국내(13∼25%)는 물론 중국(15%)보다 낮은 10∼14% 수준이며 다양한 감면 혜택을 준다고 밝히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리적으로 수도권과 가까운 곳에 이만한 경쟁력을 갖춘 공단은 없다”면서 “북한의 거듭된 도발로 운영이 중단됐지만, 개성공단이 우리 중소기업에 도움이 됐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개성공단에 입주했던 기업들은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서도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국내 중소기업들이었다”면서 개성공단으로 북한에만 일자리가 생긴다는 것은 “일종의 정치 공세”라고 주장했다.

고 교수는 “개성공단은 북한 근로자를 활용하지만, 입주기업의 원부자재는 대체로 남쪽에서 준비해서 들어갔다”면서 “그러니 관련 협력업체들이 있고 남북한에서 모두 고용이 창출되는 것이지 우리 인력을 북한이 대체한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보수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의 이옥남 정치실장은 “개성공단 가동이 남한의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는 것은 이미 입증됐다”면서 “오히려 북한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 실장은 “개성공단은 남북 경제협력 교류 차원에서는 상징성이 있으나 남한의 실업 해소에는 효과가 미미하므로 대통령 후보가 일자리를 찾으려는 의도에서 개성공단을 봐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영희 산업은행 북한경제팀장은 “개성공단은 북한 근로자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도 있지만, 북한만큼 남한 인력창출 효과도 크다”면서 “개성공단을 순전히 일자리라는 경제적 관점에서만 접근하지 말고 북한 근로자들이 북한을 변화시키는 데 기여하고 남북한 정치·군사 위험을 줄인다는 측면에서도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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