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후보들에 공격 빌미 제공 지적…일각서 2선 후퇴론‘도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를 이끄는 박지원 당 대표 겸 상임 선대위원장의 최근 언행을 두고 당내에서 곤혹스러워하는 기류가 나오고 있다.일단 정치적 경륜이 풍부한 박 대표가 갈수록 치열해지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측과의 네거티브 공방전에서 ‘주포’ 역할을 충분히 감당할 인물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박 대표가 최근 잇따라 말실수를 하면서 안 후보 지지세 확장에 도움이 안될 뿐만 아니라 자칫 안 후보의 이미지를 깎아내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박 대표는 지난 18일 전남 광양 유세 도중 “문재인 후보가 대구에서 대통령 당선이 안 되면 대구 강물에 빠져 죽겠다고 했다”고 말했으나, 실제로는 문 후보는 이 같은 발언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박 대표는 “홍 후보 대신 문 후보라고 잘못 말한 것 같다. 이것은 저의 실수였다”며 사과했다.
얼마 전 자신의 트위터에 미등록 대선 여론조사 결과를 올렸다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2천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유세 도중 ‘참여정부 호남 홀대론’을 수차례 끄집어냈다가 상대 후보 측으로부터 ‘지역감정 조장’이란 비판을 받기도 했다.
특히 범보수 후보 측은 이른바 ‘박지원 상왕(上王)론’으로 안 후보를 집요하게 공격하며 보수표심을 빼앗아 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전날 열린 TV 토론회에서도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안철수가 대통령이 되면 대북정책에서는 박지원이 대통령’이라는 말도 나온다. 내보낼 의향이 있느냐”며 공세를 가하기도 했다.
이에 안 후보는 “모든 사람이 역할이 있다”며 확실히 선을 그었다.
하지만 당일각에선 박 대표의 ‘2선 후퇴’에 대한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당의 한 관계자는 2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영남권은 물론이고 호남에서도 박 대표가 2선 후퇴해야 한다는 여론이 많다”며 “선거에서는 위험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먼저인데, 박 대표가 전면에 있으면 떨어지는 표가 더 많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선대위 관계자도 “당내에서도 박 대표의 2선 후퇴를 요구하는 의견이 상당히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박 대표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안 후보의 대선 승리를 위해선 사퇴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타 후보 측의 ‘상왕론’ 공세에 대해 “그 문제는 이미 수차 답변했다. 변함이 없다”며 입장변화가 없음을 시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