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수감자들 투표 어떻게
실제 투표 여부는 확인 안 돼朴 새달 2일 서울지법서 첫 재판
9일 치러진 제19대 대통령 선거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투표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정농단 사건 공범으로 지목된 김기춘(78·구속 기소)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 기소)씨는 구치소 내에서 치러지는 거소투표를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공직선거법상 형이 확정되지 않아 재판이 진행 중이거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람은 투표할 수 있다. 특히 교도소나 구치소 등에 있는 경우 거소투표 형식으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거소투표는 군인이나 구치소 수용자 등이 투표소에 직접 가지 않고 우편으로 투표하는 방식이다. 우편배달에 일정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지난 2일부터 진행됐다.
구치소는 재소자들의 거소투표를 위해 임시투표장을 마련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이 국정농단 사건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현 정국에 대한 복잡다단한 심경으로 인해 투표를 하지 않았을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 등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된 김 전 실장은 거소투표 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부구치소에 수감된 최씨 역시 거소투표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거소투표 신청자가 신청 후 실제 투표를 했는지 여부는 개인정보라 확인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첫 재판은 다음달 2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다.
다만 공판준비기일이라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출석할 의무는 없다. 재판부는 검찰 측과 박 전 대통령 변호인 측의 의견을 확인한 뒤 쟁점을 정리하고 증거조사 계획을 세울 방침이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2017-05-10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