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 공무원이 자문위원들 지원…공약 구체화 작업 수월하게 도와
대한민국 정부 역사에서 유례없는 조기 대선으로 10일 탄생하는 19대 대통령은 당선과 함께 곧바로 임기가 시작된다. 역대 대통령과 달리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통한 업무 준비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깜깜이’ 국정 운영을 헤쳐 나갈 대안으로 인수위원회 대신 기획자문위원회가 만들어질 전망이다.기획자문위원회 역시 인수위원회와 마찬가지로 정부 예산을 지원받으며 공무원이 파견되어 자문위원들의 활동을 지원하게 된다. 대통령 비서진과 장·차관, 기획자문위원회가 동시에 출범하는 초유의 상황에서 위원회가 ‘옥상옥’ 역할을 맡아 공무원이 청와대에다 장관 후보자, 위원회까지 이중, 삼중 보고를 해야 한다는 우려도 있다.
행자부 관계자는 “400쪽에 이르는 방대한 공약집에서 4대 국정과제 등과 같은 국정 기조를 뽑아 공무원의 업무 가르마를 타는 것이 과거 인수위의 역할이었다”고 설명했다. 공약을 구체화하는 자문위원회의 활동이 오히려 공무원들의 일을 수월하게 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기획자문위원회를 따로 설치하지 않고 바로 정부의 업무를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창원 한성대 교수는 “대통령 비서실이란 공식 조직이 역대 인수위에서 했던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기획자문위원회를 설치하더라도 정부조직법상 조직이긴 하지만 존속기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역대 인수위원들은 활동 기간이 끝난 뒤 상당수가 장관 등 내각이나 청와대 참모로 들어가는 구조였다. 이번에는 장관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는 기간과 기획자문위원회 활동 기간이 겹치면서 자문위원이 어떤 동기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 하지만 기획자문위원회가 공식적인 역할과는 따로 인사의 숨통을 틔울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각 선거캠프에 참여한 교수들이 500~1000명에 이르는 만큼 이들을 자문위원으로 임명해 선거 기간 역할에 대한 논공행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2017-05-09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