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이는 대선 구도… 15·17대 선거 함께 보는 듯

출렁이는 대선 구도… 15·17대 선거 함께 보는 듯

이영준 기자
이영준 기자
입력 2017-04-28 18:22
수정 2017-04-2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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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분열… DJ·이회창·이인제 3파전과 흡사
지지율은 MB·정동영·이회창·문국현 대결 닮아


5·9 대선 구도가 하루가 멀다 하고 변화무쌍하게 바뀌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 ‘양강 구도’가 형성됐을 때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팽팽하게 맞붙은 2002년 16대 대선처럼 흐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안 후보의 지지율이 일주일여 만에 급속도로 빠지면서 1997년 15대 대선과 2007년 17대 대선 구도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현재 대결 구도는 ‘보수 분열’로 흐르고 있다. 진보 표심은 문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하고 있고, 보수 표심은 안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로 양분된 것으로 나타난다. 안 후보가 보수 정당의 후보는 아니지만, 반문(반문재인) 성향의 보수 표심이 ‘대안론’에 따라 안 후보에게 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구도는 보수표 분열로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당선된 1997년 대선과 매우 흡사하다. 당시 이인제 후보가 한나라당 대선 경선 결과에 불복해 탈당한 뒤 출마하면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는 DJ에 1.6% 포인트 차이로 석패했다. 당시 득표율은 ‘DJ 40.3%, 이회창 38.7%, 이인제 19.2%’였다.

그러나 후보들의 현 지지율만 놓고 보면 ‘이명박(MB) 대세론’이 제기된 2007년 대선과 더 닮아 있다. 당시 이명박 후보가 48.7%, 정동영 후보가 26.1%, 이회창 후보가 15.1%, 문국현 후보가 5.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여론조사에서 ‘부동층’ 응답률이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40% 안팎의 문 후보는 MB, 20%대 초반까지 떨어진 안 후보는 정동영 후보, 15%에 근접해 가는 홍 후보는 이회창 후보와 거의 일치한다.

물론 이런 구도가 선거 당일까지 유지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현재로선 우세하다. 현 지지율 추세대로라면 홍 후보가 상승세를 타는 분위기이지만, 안 후보 역시 ‘김종인 카드’로 반등을 노리고 있기 때문에 최종 결과를 속단하긴 이른 상황이다. 선거 막판 보수·중도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홍 후보와 안 후보 측은 ‘대역전극’을 노리고 있다. 홍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28일 “안 후보가 15%를 얻고, 군소 후보가 5%를 가져간다고 보면 결국 나머지 80%를 놓고 문 후보와 홍 후보가 다투는 구도가 될 것”이라며 “40% 득표율이 매직넘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안 후보 측은 “홍 후보가 아닌 안 후보와 문 후보가 80%를 놓고 싸우는 구도가 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2017-04-2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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