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철수 ‘연정’ 승부수, 대선 막바지 변수될까

문재인-안철수 ‘연정’ 승부수, 대선 막바지 변수될까

오세진 기자
입력 2017-04-28 14:21
수정 2017-04-28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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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각 정당별 국회의원 의석 수를 고려했을 때 어떤 대선 후보가 당선이 돼도 그 후보가 속한 당은 국회 전체 의석 수의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다. 차기 정부의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연정’(연립 정부)이 필요한 상황이다. 연립 정부란 둘 이상의 정당이 연합하여 정부(내각)를 구성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 보니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집권 후 차기 정부 구성을 위한 청사진을 들고 대선판의 막바지 주도권 경쟁에 나서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연정 카드’로 승부수를 던졌다. 물론 정부를 구성하는 방식과 내용은 서로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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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참석한 문재인과 안철수
토론회 참석한 문재인과 안철수 지난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 대통령선거 후보 3차 TV토론회에 문재인(오른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신문DB
안 후보는 2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집권 후 차기 정부 구성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밝혔다. 그는 ‘개혁 공동 정부’라는 명칭을 제시하며 “각 당의 좋은 정책은 과감히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문 후보도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를 통해 “정치세력 간의 연정 전에 대통령의 권한으로 할 수 있는 내각의 구성을 대통합 정신으로 구성해서 ‘통합 정부’를 구성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안 후보가 말한 ‘개혁 공동 정부’나 문 후보가 제시한 ‘통합 정부’ 모두 누가 대통령이 되든 여소야대를 피할 수 없다는 지금의 상황을 인식한 듯 정당 간 협치에 기반을 두고 있다.

하지만 내각을 구성하는 방식, 특히 국무총리를 인선하는 방식에서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현행 헌법은 국무총리를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 후보는 전날 “특정 지역을 지금 단계에서 언급하기는 어렵겠지만 분명한 것은 ‘대탕평·국민 대통합’이라는 관점에서 인선할 계획이고, 제가 영남 출신인만큼 영남 출신이 아닌 사람을 초대 국무총리로 인선하겠다”는 말로 ‘비(非)영남권 출신 총리 인선 구상’을 밝혔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문 후보가 대탕평 원칙에 따라 중도·보수 인사를 차기 총리로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반면 안 후보는 총리 후보의 출신을 강조하기보다는 총리 임명 과정에서 국회의 뜻을 존중하겠다는 데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각 원내 교섭단체의 대표가 합의해 국무총리를 추천하면 그에 따르겠다”고 약속했다.

두 후보 사이에 공통점도 있다. 국무위원 등 정부 부처의 장관을 임명하는 과정에서 헌법에 명시된 ‘총리 제청권’을 최대한 존중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헌법 규정에는 있지만 실제 정치 현실에서 제대로 구현되지 못한 ‘책임 총리제’를 실현하겠다는 것이 두 후보의 공통된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정부 구성 방식에서는 두 후보의 생각이 서로 다르다. 문 후보 측은 정당은 물론 사회 개혁에 함께할 수 있는 시민이라면 누구든지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용광로형’ 정부를 구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민추천제를 도입해 지역사회, 언론, 인터넷 등으로부터 통합 정부 합류 인사를 공개 추천받는 형식도 고려하고 있다.

안 후보 측에서는 합리적 개혁세력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강조하면서 ‘오픈 캐비닛’을 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당의 틀을 벗어나 시민들의 참여까지 염두에 둔 문 후보 측과는 거리가 있는 방식이다.

연정에 함께할 수 없는 세력을 규정하는 데에서도 양측은 대비된다. 안 후보는 “탄핵 반대세력과 계파 패권주의 세력과는 함께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여기에서 탄핵 반대 세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했던 세력을 가리킨다. 비록 안 후보는 자신이 언급한 ‘계파 패권주의 세력’이 누구인지를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 진영도 배제 대상에 포함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문 후보 측은 ‘탄핵 반대세력’은 통합 대상에서 배제했다. 사실상 자유한국당과는 같이 할 수 없다며 선을 그은 셈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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