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청문회” “괜찮은 형식”…후보별 평가 엇갈린 ‘스탠딩토론’

“文청문회” “괜찮은 형식”…후보별 평가 엇갈린 ‘스탠딩토론’

입력 2017-04-20 16:55
수정 2017-04-20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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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측 “토론방식 개선 필요”, 安측 “1차 때보다 잘해 선방” 洪측 “대체로 만족” 劉측 “우리에 유리” 沈측 “역동적이지만 중구난방”

5개 주요 정당 대선후보들이 19일 열렸던 2차 TV토론의 형식과 내용에 대해 상반된 평가를 함에 따라 남은 토론회에서도 같은 방식이 유지될지 관심이 쏠린다.

이번 TV토론회는 대선후보 토론 사상 처음으로 ‘스탠딩 자유토론’ 방식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후보자들은 원고도 없이 단상에서 2시간가량을 선 채 자유롭게 토론을 벌여야 했다. ‘발언 총량제’도 도입돼 시간 관리에 대한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았다.

각 후보는 이번 토론회가 선거운동 초반전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던 터라 토론을 앞두고 역할 연습까지 했지만, 생소한 진행 방식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문 후보 측은 전날 토론이 사실상 ‘문재인 청문회’라 불렸을 만큼 불공정하게 진행됐다며 형식에 불만을 드러냈다. 선대위는 앞으로 진행될 토론회의 형식을 바꾸자고 요구하는 방안도 신중하게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병헌 전략본부장은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네 명의 후보가 문 후보 한 명을 놓고 집중 공격하는 이상한 구조였다”고 비판했다.

진성준 TV토론 단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런 식으로 진행되면 토론의 공정성을 확보할 수 없을 것 같다. 한 후보에게 질문이 쏟아지는 이런 형태는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문 후보 측은 문 후보가 4명의 후보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는 상황에서 비교적 유연하게 대응,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인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었다고 자평하는 분위기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은 대체로 만족스러웠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지난 1차 토론회보다 훨씬 나아졌다면서 최소 선방은 했다는 분위기다.

선대위 관계자는 “100점 만점에 70점 정도였지만 저번(1차 토론회)보다는 나았다”면서 “특히 문재인 후보와 비교해선 2배 이상 좋았다”고 자평했다.

안 후보는 본선 시작 때부터 줄곧 끝장토론을 비롯한 자유 형식의 토론을 주장했다. ‘콘텐츠’에 자신이 있는 만큼 원고를 읽어내려가는 기계적 토론 방식이 아닌 새로운 형식의 토론이 더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실제로 안 후보는 전날 토론 도중 간간이 유머 섞인 발언을 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토론을 마치고는 “나름대로 괜찮은 형식 같았다”며 “다음부터 더 자신감 있게 모든 후보가 자기 실력을 펼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안 후보는 말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측은 특별한 룰이 없었던 이번 토론회 성적표에 만족하는 편이다.

홍 후보가 토론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무릎이 아팠다. 두 시간 세워놓으니 체력장 테스트 같았다”며 다소 불편함을 표하기는 했지만, 선대위 안팎에선 선방했다는 평가다.

홍 후보 측 관계자는 “전날 토론이 끝난 후 전국적으로 모니터링을 해보니 약 80%는 ‘잘했다’, 20%는 ‘보완이 필요하다’는 반응이 올라왔다”고 말했다.

사전에 준비한 자료를 볼 수 없고 토론 내내 서 있어야 하는 형식 자체에 대해서도 대체로 만족한다는 반응이다.

김대식 선대위 수행단장은 “질문이 1등인 문 후보에게로 갈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문 후보가 콘텐츠 없는 ‘맹탕’이라는 점이 검증돼서 좋았다”고 비꼬았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측은 전날 토론에서 유 후보의 자질과 정책 능력을 충분히 입증했다고 보고 토론에서의 활약이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유 후보 측은 대본 없는 자유토론이 정책 이해와 임기응변이 뛰어난 유 후보에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각 후보 진영에 방송 토론을 더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토론이 거듭될수록 국민 관심이 줄어들 수 있다고 보고 다음 토론에서는 상대 후보에 대한 검증보다 유 후보의 정책과 공약을 설명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이종훈 선대위 정책본부장은 “유 후보가 다른 후보를 검증하는 역할은 100% 잘한 것 같다”면서 “다음번에는 유승민의 생각이 무엇인지 국민께 더 알리는 토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 측은 전날 토론의 승자는 단연 심 후보였다고 자평하면서도 토론자가 5명인 상황에서 ‘스탠딩 자유토론’ 방식은 적절치 않았다는 입장이다.

심 후보도 전날 토론회 직후 “스탠딩 토론이란 게 자유자재로 움직이면서 토론을 해야 하는 건데 자기 자리에 서서 하니까 앉아서 하는 것과 큰 차이를 모르겠다”고 말한 바 있다.

노회찬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나와 “과거 방식보다는 훨씬 다이내믹하고 긴장감이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너무 자유롭게 토론하다 보니 중구난방이 돼서 깊이도 없고 오히려 어지러웠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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