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해지는 ‘썰전’… 안희정 “文, 질리고 정떨어지게 해”

격해지는 ‘썰전’… 안희정 “文, 질리고 정떨어지게 해”

김진아 기자
김진아 기자
입력 2017-03-22 22:46
수정 2017-03-23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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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거티브 책임론 싸고 정면충돌

‘승부처’ 호남권 투표 앞두고
페북 직격탄… 4차례나 수정
“文 자신엔 관대, 타인엔 냉정
그런 태도론 정권 교체 불가능”
李도 “무조건 네거티브로 몰아”
文 “끝나고 나면 다시 뭉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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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학생들과 함께…
文 학생들과 함께… ‘네거티브 책임론’을 놓고 공방을 벌이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22일 학생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대영초등학교를 방문해 학생들과 게임을 하는 도중 한 학생이 문 전 대표의 얼굴에 스티커를 붙여 주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네거티브 책임론’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친노(친노무현)라는 정치적 뿌리를 공유하는 양측이 민주당 대선 경선 운명을 판가름할 호남권 선거인단 투표를 앞둔 예민한 시점에서 부딪친 것으로, 경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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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학생들과 함께…
安 학생들과 함께… ‘네거티브 책임론’을 놓고 공방을 벌이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22일 학생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22일 안희정 충남지사가 전북 전주시 덕진구 전북대에서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주 연합뉴스
안 지사는 22일 새벽 페이스북에 전날 MBC에서 사전 녹화된 대선 주자 100분 토론에서 문 전 대표와의 ‘전두환 장군 표창 발언’ 등 3가지 논쟁을 인용하며 “(문 전 대표가) 자신에게는 관대하고 타인에게는 냉정하며 자신들의 발언은 정책 비판이고 타인의 비판은 네거티브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 후보와 캠프의 이런 태도는 타인을 얼마나 질겁하게 만들고, 정떨어지게 하는지 아는가”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또 “그런 태도로는 집권세력이 될 수 없고 정권 교체도, 성공적인 국정 운영도 불가능하다”고 쏘아붙였다.

안 지사는 이 페이스북 글을 4차례나 수정했다. 충동적이 아니라 작심하고 쓴 글이라는 얘기다. 그는 전북 전주의 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두 달 내내 대연정, 선의 발언이 취지와 상관없이 너무 오랫동안 두들겨 맞아 서운함을 밝힌 것”이라면서 “정책 대결 위해 힘을 모으고 같은 당 동지로서 동지애를 높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안 지사의 의원 멘토단장인 박영선 의원은 “꽃으로도 때리지 않겠다고 결심했던 안 지사가 ‘질린다’는 표현을 써 가며 오죽하면 글을 올렸겠나”라고 말했다.

이재명 성남시장 측도 무조건 네거티브로만 모는 것은 독선적이라고 문 전 대표 측을 비판했다. 이 시장은 “객관적 사실에 기초한 합리적 비판을 네거티브라고 해 버리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시장 측 제윤경 의원은 “대세론이라 할 수 있는 문 후보의 지지자들이 국회의원이 조금만 반대 의견을 제시해도 리스트를 유포하고 수천통의 문자와 입에 담기 어려운 후원금을 보내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문 전 대표는 부당한 네거티브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안 지사의 페이스북 글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후보든 후보 주변 인물이든 네거티브만큼은 하지 말자”고 말했다. 다만 “경쟁하다 보면 때론 서운한 점도 생기기도 하고 서운한 마음도 토로하는 법”이라며 “끝나고 나면 다시 한 팀으로 똘똘 뭉칠 테니 염려하지 마시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당내에서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추미애 대표는 “경계를 넘는 상호 비방은 국민의 기대를 훼손할 수 있기 때문에 서로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17-03-2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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