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근 민주당 후보
“보수의 성지로 불리는 서초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유권자들의 변화에 대한 갈망을 피부로 느낍니다. 성공적인 남북 정상회담과 이어질 북·미 정상회담으로 한반도에 평화의 훈풍이 불면서 그동안 얼어 있던 서초도 해빙을 맞고 있습니다. 1995년 지방자치 도입 이후 23년 만에 민주당 구청장이 당선되면 우리나라 정당 역사가 바뀝니다.”이정근 민주당 후보
이 후보의 각오는 비장했다. “중국 한나라 장수 한신이 가랑이 밑을 기어갔듯 한 표를 얻을 수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하겠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서초 대표 선수로 뛰는데, 이 정도의 마음가짐이 없다면 선수로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보수층 결집에 대해선 회의적이었다. “보수층 결집에 명분이 없습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지지했던 분들이라고 해서 문재인 정부의 평화 정책을 반대하고 부정할 수 있을까요. 평화보다 더 중요한 어떤 이념을 내세워 결집할 수 있을까요. 전 세계가 한반도 평화에 주목하는 지금, 서초만 자유한국당을 붙들고 바뀌지 않으면 퇴보의 도시가 되고 맙니다. 평화에 대한 열망이 민주당 승리로 이어질 겁니다.”
이 후보는 2016년 총선에서 전략공천으로 서초(갑) 민주당 후보로 출마, 낙선했다. 이후 지역위원장을 맡으며 이동식 탁자와 의자로 구성된 ‘파라솔당사’를 시작했다. 예비후보 등록 전까지 매주 한 번씩 마을 구석구석을 돌며 주민들을 만났다.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선거 운동할 때 서초구민들 중 이 동네에 살려면 드러내놓고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말할 수 없다고 하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너무 슬펐습니다. 한국당 깃발만 꽂아도 당선되는 이곳에서 나도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외칠 수 있도록 하고 싶어 파라솔당사를 기획했습니다.”
이 후보는 지난 10년간 해결하지 못한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은 자신만이 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는 구청장 혼자 나서서 하겠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닙니다. 정부와 서울시 협조를 이끌어내야 합니다. 집권여당의 구청장이라야 가능합니다. 저는 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제 인생에서 다시 없을 꽃과 같은 시절이라고 기억할 수 있을 정도로 이번 선거에 제 모든 걸 쏟아 붓겠습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2018-05-21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