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에게도 선거권을”...삭발 시위 나선 청소년들

“청소년에게도 선거권을”...삭발 시위 나선 청소년들

기민도 기자
입력 2018-03-22 15:20
수정 2018-03-22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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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해도 되는 덜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니까 계속 미뤄지는 겁니다.”

청소년 참정권 보장을 요구하며 삭발 시위에 나선 김정민(17)양은 “38년이나 기다려온 선거연령 하향을 국회의 제1순위 과제로 삼아달라”며 이렇게 말했다. 김양은 “‘미성숙’이라는 낙인은 청소년의 목소리를 지우는 가장 악랄한 폭력”이라면서 “나중이 아닌 지금, 독립된 인격체로서 존중받고자 참정권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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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정권 요구하며 삭발 시위 나선 청소년들
참정권 요구하며 삭발 시위 나선 청소년들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청소년들이 참정권을 요구하며 삭발 시위에 나섰다. 김윤성(왼쪽)양이 삭발 후 고개를 들고 눈물을 머금고 있고, 이를 지켜보는 집회 참석자들은 김양과 권리모양을 쳐다보며 안타까운 표정을 짓고 있다.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는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선거연령 하향 4월 통과 촉구 긴급 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4월 국회 마지막 날까지 선거연령 하향을 위해 국회 앞 농성을 한다”고 밝혔다. 이날 김양을 포함한 청소년 3명은 삭발을 하며 6월 선거에 반드시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삭발에 앞서 김윤성(16)양은 “청소년들이 자신의 권리를 외치며 공식적으로 삭발하는 것은 최초”라면서 “절박한 마음을 담아 청소년 참정권 문제를 알리고자 결심했다”고 호소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각 당의 원내대표들도 참석해 청소년들의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청소년에게 선거권을 주지 않는 나라는 34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우리나라 뿐”이라면서 “자유한국당만 결심하면 10초 안에 통과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선거권을 18세로 낮추는 것은 정치적 유·불리가 아닌 청소년 미래와 기본권에 대한 문제”라면서 “3월 국회에서 당장 처리하자”고 주장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도 “만 18세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이 될 수 있는데 투표는 할 수 없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면서 “우리는 4·19 혁명과 마산 3·15의거 등 청소년들이 만들어 낸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오전 청와대는 선거연령을 만 18세로 하향하는 내용을 담은 개헌안을 발표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선거연령 하향은 더는 늦출 수 없는 시대의 요구이지만 지난해 1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만장일치로 통과하고도 결국 무산됐다”면서 “헌법으로 선거연령을 18세로 낮춰 청소년의 선거권을 헌법적으로 보장하겠다”고 설명했다.

글·사진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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