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을 ‘새 얼굴’ 이미지 전략 통해
21대 총선 서울 동작을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후보가 16일 새벽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소감을 밝히며 손으로 눈물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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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전략 배치 고심 끝에 李 최종 낙점
‘사법농단 블랙리스트 논란’ 변수 잠재워
4·15 총선 서울 동작을에서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확실하다. 이 후보는 서울 종로와 함께 이번 총선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동작을에서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를 지낸 나경원 후보를 꺾고 21대 국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정치인 중 한 명으로 떠오르게 됐다.
51세인 이 후보는 전북 전주 출신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사법연수원(30기)을 거쳐 판사로 임용됐다. 이 후보는 양승태 체제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법관 블랙리스트에 등재된 대법원 사법농단 최대 피해자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선거운동 과정에서는 이 후보의 강점으로 여겨졌던 ‘사법농단 블랙리스트 논란’이 오히려 변수로 작용했다. 나 후보는 선거전 동안 “최초 블랙리스트 명단에 포함됐다는 이수진 후보의 주장은 곧바로 블랙리스트 명단과 검찰 공소장 등에 의해 허위로 밝혀졌다”며 공세를 가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나 후보의 공세에 새로운 얼굴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맞섰다. ‘개혁 대 보수’, ‘중진 대 새 얼굴’의 이미지를 내세워 나 후보와 대비시킨다는 전략이었다. 결국 동작을 민심은 ‘블랙리스트 공방’보다는 이 후보라는 새로운 정치인의 ‘신선함’을 택했다.
동작을은 민주당 이 후보와 통합당 나 후보, 두 판사 출신 여성 정치인의 대결로 선거 초기부터 주목을 받았다. 특히 20대 국회에서 자유한국당(통합당의 전신) 원내대표를 지낸 거물급 정치인이었던 나 후보의 지역구에서 이 후보가 정치 신인이라는 약점을 극복하고 승리를 거머쥘 수 있을지 주목됐다.
게다가 동작을은 18대 총선부터 보수 텃밭으로 여겨져 이 후보의 쉽지 않은 싸움이 예견됐다. 동작을은 과거에는 민주당의 텃밭으로 여겨졌지만 18대 총선에서 정몽준 한나라당(통합당 전신) 후보가 당선된 후 보수계열 정당이 연이어 당선됐다. 19대 총선에서 정 의원이 재차 당선됐고, 정 의원의 사퇴로 진행된 19대 보궐선거에서도 나 후보가 1000표 미만의 근소한 차이로 정의당 고 노회찬 전 의원을 꺾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나 후보는 20대 총선에서도 동작을에서 승리를 거뒀다.
이런 이유로 민주당은 21대 총선에서 동작을 지역을 재탈환하기 위해 ‘후보 선정’에 고심을 거듭했다. 애초 전략지역이 아니었던 동작을에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부터 양향자 전 최고위원, 이용우 전 카카오뱅크 대표 등의 후보군을 전략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고심 끝에 민주당은 이 후보를 동작을 후보로 최종 결정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2020-04-16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