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신도 없이 혼란만…빌미 주는 짓, 입 닫아야” 이진복 선대본부장에 경고
金, 이진복 겨냥 “입 닫는 게 선거에 도움”발언하는 김종인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황교안 선거사무소에서 황교안 대표와 회동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0.4.11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황 대표의 서울 종로 선거사무소에서 황 대표를 만나 이렇게 말했다.
김 위원장은 “선대위 총괄본부장이 ‘n번방 사태’ 같은 정확한 확신도 없는 것을 자꾸 이야기하면 혼란스러움만 일으키고 쓸데없이 상대방에게 빌미를 주는 짓”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이진복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이 전날 여권 인사 연루설 등 텔레그램 ‘n번방’ 사건 관련 제보를 주말쯤 공개할 가능성을 시사했다가 폭로하지 않기로 입장을 바꾼 점을 겨냥한 것이다. 이로 인해 정치권에서는 ‘공작 정치’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 본부장에게) 가급적 입을 닫고 있으라고 하라”면서 “다른 일을 못하더라도 입을 다물고 있음으로써 선거에 도움이 되는…”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황 대표는 즉각적인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황 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김 위원장이 n번방 언급과 관련해 이 본부장에게 경고했는데 어떤 입장이냐’는 질문에 직접적인 답변을 하지 않고 “n번방 관련자들에 대해서는 참여한 사람이든 주도한 사람이든 최대한의 엄벌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동하는 김종인과 황교안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황교안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황교안 선거사무소에서 회동하고 있다. 2020.4.11 연합뉴스
“윤리위 판단 납득 못해…소란만 키웠다”황교안 “‘더는 우리 당 후보 아니다’ 입장문 냈다”김 위원장은 또 회동에서 ‘세월호 막말’을 한 경기 부천병 차명진 후보에 대해 제명이 아닌 ‘탈당 권유’ 처분을 내려 선거 완주의 길을 열어준 당 윤리위원회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윤리위가 그런 식으로 판단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면서 “이미 정치적으로 후보가 아니라는 것을 설명했으면 정치 상황과 선거를 기준으로 판단해야지, 무슨 재판하는 식으로 요건이 되냐, 안 되냐 하며 소란만 키웠다”고 말했다.
이에 황 대표는 “어제저녁 제가 입장문을 내서 정리했다”고 짧게 답했다. 황 대표는 전날 밤늦게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차 후보는 더는 우리 당 후보가 아님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차 후보에 대한 추가 조치는 없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김 위원장이 말했고, 저는 저대로 입장 밝혔다. 그 이상 무슨 조치가 필요하겠느냐”라고 답했다.
회동하는 김종인과 황교안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황교안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황교안 선거사무소에서 회동하고 있다. 2020.4.11 연합뉴스
윤리위는 “선거 기간 중 부적절한 발언으로 당에 유해한 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면서도 “상대 후보의 ‘짐승’ 비하 발언에 대해 이를 방어하고 해명하는 측면에서 사례를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징계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통합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탈당권유를 받은 당원은 10일 안에 탈당하지 않으면 제명된다. 제명까지 열흘의 시간이 필요한데 총선까지 닷새도 채 남지 않아 차 후보는 통합당 소속으로 선거를 온전히 치를 수 있게 됐다.
차 후보는 윤리위 결정 직후 “다행히 제명은 면했다. 통합당 후보로 선거를 완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4·15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오른쪽)이 9일 오전 국회에서 ‘김대호·차명진 후보의 막말’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2020.4.9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경기 부천병에 출마한 차명진 후보
그러면서도 “여론조사에서 격차가 줄어든 것을 보면 최종적으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통합당 열세로 나타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상업적 성격이 많다”며 현혹돼서는 안된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황 대표의 종로 대학로 유세에 동행할 예정이다.
유세차 바꾼 황교안
미래통합당 서울 종로 황교안 국회의원 후보가 10일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인근 도로에서 좁은 언덕 골목길 등을 누비기 위해 바꾼 유세차를 타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0.4.10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