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재정명령권’ 언급에 이해찬 제동
유승민, 황교안 겨냥 ‘포퓰리즘 공범’ 비난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현안점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이 원내대표는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 사업을 위한 추경안을 제출하면, 전 국민 확대를 위해 야당과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0.4.7 뉴스1
이 원내대표는 7일 현안점검회의에서 황 대표가 지난 5일 1인당 50만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제안한 데 대해 “황 대표의 입장 변경을 환영한다”며 “야당이 동의한다면 (문재인 대통령에게) 긴급재정명령 건의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긴급재정명령은 통합당이 먼저 주장한 만큼 이참에 재정 지원에 관한 한 모든 주도권을 틀어쥐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혔다.
하지만 이 대표는 몇 시간 뒤 이에 대해 “적절하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에 출연해 “긴급재정명령은 국회가 열릴 수 없을 때 하는 것”이라며 “국회가 멀쩡히 살아 있고 총선까지 치르는데 (발동 요청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통합당에서는 유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황 대표의 50만원 제안과 관련해 “악성 포퓰리즘의 공범이 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유 의원은 “문재인 정권의 포퓰리즘을 비난해 왔던 우리 당의 대표가 ‘전 국민에게 50만원씩 주자’고 나왔다”며 “건전 보수 정당을 자임하는 통합당이 악성 포퓰리즘에 부화뇌동하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정작 청와대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했다. 강민석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부는 국민께 지원금이 하루속히 지급되도록 신속히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제출할 것”이라며 “국회 심의 과정에서 정부는 여야와 심도 있는 논의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이 지급 대상 확대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으로 해석되자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국회에서 심의 과정을 거칠 것이며, 거기서 여러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가능성을 열어 뒀다, 닫아 뒀다고 얘기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국회에서 여야가 전 국민 지급을 결정하면 반대하지 않겠지만 통합당이 선거가 끝난 뒤에도 같은 입장을 고수할지 불투명하다고 청와대는 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2020-04-08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