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질문 연기, 의총 취소, 선거운동 중단… 발칵 뒤집힌 여의도

대정부질문 연기, 의총 취소, 선거운동 중단… 발칵 뒤집힌 여의도

입력 2020-02-24 22:44
수정 2020-02-25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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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덮친 국회… 일정 줄줄이 차질

본관·의원회관 내일 오전까지 출입통제
대면 접촉 유세 중단… 상임위도 조정
황교안, 광화문 태극기 집회 자제 촉구
정 총리 “총선 예정대로” 연기론 쐐기

심재철 오늘 결과… 원희룡, 자체 격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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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행 심재철
병원행 심재철 미래통합당 심재철(왼쪽 두 번째) 원내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심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국회 행사에 동석했던 하윤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자 회의 직후 급하게 병원으로 이동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24일 국회마저 마비시켰다. 일부 국회의원들이 확진환자와 접촉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날로 예정됐던 국회 대정부 질문은 물론 각 정당의 일정도 대부분 취소·연기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국회 한민수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오후 2시로 예정됐던 국회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은 열리지 않는다”며 “문희상 국회의장이 코로나19와 관련한 보고를 받고 본회의는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6일까지 사흘 동안 진행될 예정이었던 대정부 질문은 잠정 연기됐다.

이날 국회 일정이 취소된 것은 미래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와 곽상도·전희경 의원 등이 최근 확진환자와 접촉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심 원내대표 등은 지난 19일 국회에서 곽 의원이 주최한 ‘문재인 정부 사학 혁신 방안 무엇이 문제인가’ 행사장에서 하윤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과 동석했는데, 하 회장이 22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하 회장 확진 소식을 접한 심 원내대표 등은 이날 곧바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았다. 심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검사를 완료했고, 결과는 25일 오전 중 나올 예정”이라며 “현재 건강 상태는 양호하며 담당 의사는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가 관리를 권고했다”고 말했다. 통합당 최고위원인 원희룡 제주지사도 집무실 자체 격리에 들어갔다.
코로나 잘못 표기한 안철수
코로나 잘못 표기한 안철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4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 참배 후 방명록을 작성하면서 ‘코로나19’를 ‘코로나20’으로 잘못 표기해 새로 작성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통합당은 의원총회 일정을 취소했고, 일부 상임위원회 일정도 조정됐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이날과 25일 개최하려던 법안소위 및 26일로 예정했던 전체회의를 미뤘다. 이는 민주평화당 소속 황주홍 농해수위원장의 보좌관이 코로나19 확진환자 접촉으로 자가격리된 데 따른 것이다. 황 위원장 측은 해당 보좌관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대인 접촉이 많은 국회의원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는 만큼 국회는 본관과 의원회관 등을 이날 오후 6시부터 26일 오전 9시까지 폐쇄하기로 했다.

총선 51일을 앞두고 급기야 여당은 대면 선거운동까지 중단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확진환자가 크게 증가해 매우 엄중한 국면”이라며 “우리 당은 오늘부터 대면접촉 선거운동을 일시적으로 전면 중단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후보들에게 출퇴근 선거운동과 다중이용시설 방문 인사 금지, 대중집회 참여 금지 등 지침을 내렸다. 설훈 최고위원은 “상황이 악화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긴급재정명령권을 내려야 될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지난 22∼23일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가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태극기 집회를 강행한 것을 염두에 둔 듯 “그 마음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가급적 모든 집회를 자제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촉구했다.

한편 정세균 국무총리는 총선 연기 가능성에 대해 “지금까지 총선을 연기한 적이 없다. 4·15 총선은 예정대로 치를 수밖에 없다”며 “(총선 연기로) 입법 부재 상태를 만들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2020-02-2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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