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중장거리탄도탄 ‘북극성 2형’이란?…“신형 IRBM”

北 중장거리탄도탄 ‘북극성 2형’이란?…“신형 IRBM”

입력 2017-02-13 09:10
수정 2017-02-1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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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 “SLBM 기술적용 신형 고체추진 중거리탄도미사일” 작년 8월 수중발사시험 SLBM ‘북극성’의 지상판

북한이 13일 새로운 전략무기체계인 지대지 중장거리 전략탄도탄 ‘북극성 2형’의 시험발사가 성공했다고 주장함에 따라 이 기종의 제원과 성능, 발사방식 등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전날 평북 방현비행장에서 발사한 비행거리 500㎞ 미사일에 대해 “새로 개발한 대출력 고체 발동기(엔진)를 이용하는 중장거리전략탄도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해 8월 전략잠수함 탄도탄 수중 시험발사에서 이룩한 성과를 토대하여 이 무기체계를 사거리를 연장한 지상대지상(지대지) 탄도탄으로 개발했다”며 “새로운 전략무기체계를 불과 6개월만에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북한 매체의 주장을 요약하면 전날 발사한 미사일은 새로운 전략 무기이고, 고체연료를 사용한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체계를 이용해 사거리를 연장한 새로운 형태의 중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했다는 뜻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이날 공개한 ‘북극성 2형’ 시험발사 사진을 보면 지난해 8월 수중발사한 약 9m 길이의 ‘북극성’ 탄도미사일과 외관은 거의 똑같다. 길이는 이보다 긴 12m로 추정되며 탄두부분도 북한이 지난 3월 공개한 재진입체의 버섯 머리 형태였다.

이에 합참은 “SLBM 기술을 적용한 신형 고체추진 중거리탄도미사일”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도 이 미사일이 고체연료를 이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위한 중간단계의 무기체계인 ‘신형 IRBM(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IRBM은 사거리 2천400~5천500㎞의 탄도미사일을 말한다. 이번에 발사한 ‘북극성 2형’은 사거리 2천500~3천㎞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은 옛소련의 R-27(SS-N-6)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모방해 무수단(사거리 3천~3천500㎞ 이상) 중거리 미사일을 개발했으며 이를 토대로 지난해 일부 발사에 성공한 SLBM을 개발했다. 이번에는 SLBM 체계를 이용해 새로운 지대지 전략미사일을 개발한 ‘SLBM의 지상판’ 정도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작년에 시험 발사한 SLBM의 개량형은 아니라는 것에 군과 전문가들의 견해는 같다.

기존 개발한 ICBM급인 KN-08과 그 개량형인 KN-14, SLBM과는 다른 체계의 미사일이 등장했다는 의미라는 설명이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SLBM과 같이 원통 속에서 튀어나온 미사일이 발사관 출구로부터 10여m 공중에서 점화돼 자세를 바로잡은 뒤 솟구치는 방식이다. 비록 SLBM과 발사 방식이 같지만 엔진 체계가 전혀 다른 새로운 IRBM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이번에 발사한 ‘북극성 2형’(1단 추진체)에 2단 추진체를 결합하면 사실상 ICBM로서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남대 김동엽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무수단을 이용해 SLBM을 만들었고 이번에는 SLBM 체계를 이용해 완전히 새로운 전략무기를 만들었다는 의미”라며 “무수단에서 ICBM으로 가는 중간단계의 새로운 것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에 2단 추진체만 결합하면 ICBM으로 충분히 갈 수 있는 것”이라며 “ICBM으로 가기 위한 중간단계의 새로운 미사일로, SLBM이나 KN-08, KN-14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미사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지난해 3월 공개한 ‘대출력 고체로켓 발동기(엔진)’를 사용한 이 미사일이 가지는 전략적인 의미는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ICBM을 개발하기 시작했다는 데 있다.

고체연료의 ICBM이 개발되면 연료를 주입할 필요가 없어서 은밀성과 신속성 등이 보장된다. 한미가 지상에서 발사되는 ICBM을 그만큼 탐지하기 어렵게 되고 이에 따른 요격 대응 시간도 지연된다. 북한에서 ICBM을 쏘면 대략 20여분 만에 미국 본토에 도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일 신년사에서 ICBM 발사 준비사업이 마감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힌 것도 사실상 이런 전략적 의미를 내포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전날 고각(미사일을 거의 수직으로 발사하는 방식)으로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고 70도가량으로 쐈다면 2천~3천㎞가량은 비행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중앙통신은 “‘북극성 2형’의 시험 발사는 주변 국가들의 안전을 고려해 사거리 대신 고도를 높이는 고각발사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또 무한궤도식 발사차량(TEL)에서 발사된 이 미사일이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조종전투부(탄두부)를 분리해 중간 비행구간과 대기권 재돌입 구간에서의 자세조종, 유도, 요격회피 기동 특성 등을 검증했다고 주장했다. 무한궤도식 TEL이 식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기권을 벗어나 추진체와 탄두가 분리됐으며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 미사일요격체계)와 한국군의 미사일방어체계(KAMD)로 요격할 수 없는 마하 10의 속력으로 낙하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군은 사드가 마하 8(음속의 8배)의 속도로 고도 40~150㎞에서 북한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고, 정면으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에 대해선 마하 14까지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사일이 지상이나 해상에 떨어지기 직전인 고도 50㎞ 상공에서 속도가 음속의 10배에 이르면 사드로도 쉽게 요격하지 못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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