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군부독재 향수…나세르 前대통령 아들 부상

이집트 군부독재 향수…나세르 前대통령 아들 부상

입력 2013-07-05 00:00
수정 2013-07-0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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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군부 쿠데타 주도…”국민이 원하면 출마”

이집트에서 가장 막강한 정치 세력인 군부가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을 축출한 가운데 1950년대 군부 쿠데타로 집권한 가말 압델 나세르 전(前) 대통령의 아들이 새롭게 거론되고 있다.

영국의 더타임스는 나세르 전 대통령에 대한 이집트 국민의 향수가 짙어지면서 그의 아들이 현지에서 차기 대통령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5일 보도했다.

나세르 전 대통령은 1952년 군부 쿠데타로 왕정체제를 뒤엎은 인물이다. 이후 1956년부터 1970년 급성 심장경색으로 사망할 때까지 대통령으로 이집트를 이끌었다.

그는 대외적으로 외세 타파와 주권 강화를 목표로 내세워 당대 이집트 국민에게서 이집트의 자존심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쿠데타로 권좌에 올라 장기 집권한 ‘독재자’라는 정반대의 평가도 따른다.

최근에는 이집트에서 무슬림형제단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서 그가 과거 이들을 강력히 탄압했던 것으로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나세르는 대통령직에 오르기 전 무슬림형제단의 암살 기도로 목숨을 잃을 뻔한 적이 있다.

아들 나세르는 무르시 축출 직후 시민이 모인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의 연단에 올라 “아버지가 옳았다. 그는 이집트 국민이 무슬림형제단을 믿어선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우리의 영웅 나세르”라는 구호를 외치거나 나세르와 악수를 하기 위해 손을 뻗는 등 나세르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사업가로 일해온 아들 나세르는 이전까지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다.

그러나 지난 2년간 이집트가 격변을 겪으며 아버지 나세르를 ‘그리워하는’ 국민이 아버지의 편안한 미소와 호소력 짙은 목소리를 닮았다며 그에게 지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이제 그는 차기 대통령 후보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아들 나세르는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집트 국민이 자신의 공직 출마를 원한다면 기꺼이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집트 군부가 무르시 대통령을 몰아내고 무슬림형제단 간부들을 체포하는 현 상황에 대해 ‘온당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이 이집트 국민에게 저지른 행동에 대해 법에 따라 처벌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시민은 “혁명 이후 나세르는 이집트를 통합시킨 반면 무르시는 이집트를 분열시켰다”며 “우리가 향수에 젖어 나세르를 바라보는 이유”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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