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볼라 저지 총력전…오바마 예비군 동원 승인

미국 에볼라 저지 총력전…오바마 예비군 동원 승인

입력 2014-10-17 00:00
수정 2017-08-1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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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청문회서 보건당국 뭇매…두번째 환자 국립보건원 이송 ‘피어볼라’(에볼라 공포) 확산…오하이오·텍사스 일부 휴교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공포에 휩싸인 미국이 본토 내 확산 저지에 총력을 퍼붓고 있다.

미국 하원은 16일(현지시간) 청문회를 열고 에볼라 사태를 총괄하는 토머스 프리든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 소장 등 보건 책임자를 상대로 대처 상황을 집중 추궁했다.

이틀째 외부 일정을 취소하고 에볼라 대책 수립에 집중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차단을 지원하기 위해 예비군을 현역으로 동원할 수 있는 권한을 국방장관에게 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텍사스주 댈러스의 텍사스건강장로병원에서 격리 치료 중인 자국 내 두 번째 환자 니나 팸(26)을 이날 워싱턴DC 인근 산하 시설로 옮겨 집중 치료하겠다고 밝혔다.

CDC와 미국 세관국경보호국은 기니,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등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창궐 3개국에서 오는 승객을 대상으로 벌이는 공항 ‘입국 검사’를 지난 11일 뉴욕 JFK 공항에서 시작한 데 이어 이날부터 워싱턴DC, 애틀랜타, 시카고, 뉴어크 공항으로 확대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더 공격적인 대응” 주문이 나온 뒤 연방 정부가 전염 차단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한 번 퍼진 공포는 쉽사리 가시지 않았다.

팸의 동료 간호사로 에볼라에 양성반응을 보인 앰버 빈스(29)와 같은 비행기를 탄 탑승객 중 그와의 접촉으로 감염을 우려한 주민들의 우려로 오하이오주와 텍사스주 일부 학교가 휴교하는 등 집단 공포감이 미국민을 짓눌렀다.

뉴욕타임스(NYT)와 CNN 방송 등은 초강대국인 미국의 방역 체계마저 뚫리면서 세계적으로 공포(fear)와 에볼라(Ebola)를 합한 신조어인 ‘피어볼라’(Fearbola)가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틀째 외부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백악관에서 에볼라 대책 논의에 집중했다.

◇ 두 번째 감염자 국립보건원 이송 치료

앤서니 포시 NIH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이날 하원 청문회에서 팸을 메릴랜드주 NIH 관련 시설에서 치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NIH 전염병연구소는 생화학적 봉쇄 시설을 갖춰 에볼라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미국 내 4대 전문 기관 중 한 곳이다.

미국 내 첫 에볼라 감염환자로 지난 8일 사망한 토머스 에릭 던컨을 치료하다가 감염된 팸은 에볼라 생존자인 켄트 브랜틀리 박사의 혈청을 투여받고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나 에볼라 대응에서 무능함을 드러낸 텍사스건강장로병원이 NIH에 치료를 요청함에 따라 팸은 이날 오후 옮겨질 전망이다.

팸의 동료로 역시 던컨을 돌보다가 에볼라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인 앰버 빈슨(29)은 전날 애틀랜타 에모리대학 병원으로 이송돼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 미 의회 집중 질의…오바마 추가 병력 동원 행정명령

미국 하원의원들은 청문회에서 프리든 CDC 소장, 포시 NIH 전염병연구소장 등을 상대로 대처 과정의 적합성과 향후 통제 대책 등을 집중 질의했다.

에볼라가 다음 달 중간 선거의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공화당 의원들은 CDC의 늑장 대응과 실수 반복을 질타한 데 반해 민주당 의원들은 공화당이 주도한 의회의 예산 삭감으로 대응 전략 수립에 어려움을 겪지 않았는지에 관심을 보였다.

공화당의 팀 머피(펜실베이니아) 의원은 “거듭된 행정 당국의 실수로 정부에 대한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다”고 비판했고, 같은 당의 프레드 업튼(미시간) 의원은 “국민이 공포에 질려 이를 해결할 전략이 필요하다”며 에볼라 창궐 국가에서 오는 항공기의 일시 중단을 주장했다.

민주당의 헨리 왁스먼(캘리포니아) 의원은 보건 당국에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는 대책을 세우라고 강조했다.

프리든 CDC 소장은 “빈슨이 비행기에 탑승할 당시 체온이 37.5℃로 정상보다 약간 높았지만 당시에 아무런 에볼라 증상을 보이지 않아 탑승을 허락했다”며 “비록 에볼라 환자가 3명으로 늘었으나 치명적인 사태를 일으키기 전에 확산을 차단할 수 있다”고 답했다.

백악관에서 온종일 에볼라 대책 회의에 골몰한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사태가 전 세계로 확산하는 것을 막고자 예비군을 현역으로 동원하는 권한을 척 헤이글 국방장관에게 주는 행정명령에 사인했다.

예비군은 서아프리카로 추가 파병될 현역병의 임무를 대신 수행한다. 미국은 이달 초까지 서아프리카에 치료소 건설, 군수 임무를 담당할 병력 4천명을 보냈다.

◇ 끊이지 않는 폭로…텍사스건강장로병원 ‘죄송합니다’ 연발

미국간호사연합(NNU)이 전날 에볼라 환자를 치료한 텍사스건강장로병원의 무대책, 무능을 전격 폭로한 데 이어 이날 이 병원 소속 간호사인 브리아나 아기레는 NBC 방송에 출연해 “던컨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 누구도 어떻게 손을 써야 할지 몰랐다”며 간호사들을 ‘사지’로 내몬 병원을 강하게 성토했다.

그는 또 “던컨이 응급실에 온 뒤 3시간이 지나서야 CDC와 연락이 닿았다”며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은 CDC도 싸잡아 비난했다.

환자 격리 치료, 간호사 대응 교육, 감염 폐기물 처리에서 모두 허점을 드러내 치료 시설에서 도리어 병을 확산시킨 텍사스건강장로병원은 거듭 고개를 숙였다.

이 병원 의료부문 대표인 대니얼 바르가 박사는 하원 청문회 화상 통화에서 “던컨의 에볼라 증상을 초기에 제대로 진단하지 못해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한 뒤 던컨의 약혼녀인 루이즈 트로에게도 “굉장히 죄송하다”며 거듭 사과했다.

마이크 롤링스 댈러스 시장은 주민들의 불안을 덜고자 ‘비상사태’ 선포를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0일 댈러스를 떠나 클리블랜드 본가에 도착한 빈스는 에볼라에 감염됐을지도 모른다는 자가 진단에 따라 주로 집에 머물렀고 딱 한 번 외부 상점을 찾았다고 오하이오주 보건 당국이 발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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