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습 임박’ 시리아에 공포 가득… 피난·사재기

‘공습 임박’ 시리아에 공포 가득… 피난·사재기

입력 2013-08-28 00:00
수정 2013-08-28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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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시리아 공습설이 확산하면서 정부군이 장악한 수도 다마스쿠스 지역에는 숨막히는 긴장과 불안감이 가득하다.

곧 공격을 당할 것이란 공포에 휩싸인 사람들은 집을 두고 몸만 급히 피하거나 비상식량을 사재기하고 있다.

어린 두 딸을 둔 여성 지한은 첫 공격 대상이 집 근처에 있는 마제 군사공항이 될 것으로 보고 피난을 결심했다. 그는 이미 사흘 전부터 짐을 싸서 가족들과 함께 친척집으로 떠날 채비를 갖췄다.

다마스쿠스 인근에 있는 마제 군사공항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국내를 이동할 때 주로 이용한 곳이다. 지금은 아사드 대통령의 형제인 마헤르 알 아사드가 지휘하는 제4사단이 주둔하고 있다.

전자상품 판매원인 말레크는 “알아라비아 방송에서 미국 등이 마제 군사공항과 다마스쿠스 국제공항을 칠 것이라고 나왔다”며 “’반드시 정부군에 책임을 묻겠다’는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의 발언을 들은 뒤 모두 긴장한 상태”라고 전했다.

다마스쿠스 중심부 상류층 주거지인 아부 루마네 지역 주민들은 정부 건물이 모여 있는 중심가가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며 두려움에 떨고 있다.

이 지역서 만난 한 남성은 “3일 내내 온갖 소문이 돌아다니고 있다”며 “우리 가족이 정부 건물 근처에 살고 있다보니 혹시 공격을 당할까 어머니가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29개월간의 내전으로 이미 교통량이 많이 감소한 다마스쿠스 시내에는 오가는 차량 수가 부쩍 더 줄었다.

공습이 예상된 뒤로 다들 물자를 구할 때나 급한 일이 있는 경우에만 위험을 무릅쓰고 밖으로 나올 뿐 대개는 집 안에 머문다.

은행원이라고 밝힌 아델은 “돌아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매일 친정에 들르던 아내도 이제는 일이 끝나면 우리 집으로 직행한다”고 전했다.

시장에는 식량을 사두려는 사람들이 몰렸다.

쌀과 올리브오일, 파스타 등을 파는 무함마드는 “비축할 식량을 사러 아침이나 퇴근길에 많이들 들른다”고 말했다.

한 남성은 “아내에게 고기와 토마토, 빵, 파스타 등을 다량 사두라고 했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은 서방의 공습으로 사태가 더욱 악화될까 우려했다.

제빵사인 아부 아흐마드는 “미국이 공습하면 러시아와 이란이 우리를 도우면서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전쟁의 화염은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50대 한 남성은 “서방군이 리비아나 이라크에서처럼 실수를 저지를까 걱정된다”며 “그들은 민간인을 공격하고도 실수였다고 하겠지만, 그 실수 때문에 수천 명이 죽어나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다마스쿠스 외곽 주민과 반군 지지자들은 서방 공습을 두 팔 벌려 환영하는 분위기다.

화학무기 공격을 받은 모아다미야 지역에 거주하는 의사 아부 오마르는 “우리는 다른 행성에 있는 것처럼 살았으며 변화가 필요하다”며 환영했다.

반군 지지자인 바라 압델라하만 역시 “사람들은 지쳤고 이 상황에서 빠져나갈 방법이 필요했다”며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든 서방에 협력한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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