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겨누는 윤석열…재배당·압수수색 1주일 전부터 준비

사모펀드 겨누는 윤석열…재배당·압수수색 1주일 전부터 준비

이민영 기자
입력 2019-08-27 22:28
수정 2019-08-28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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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고발 8일 만에 조국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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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2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에서 점심 식사를 마친 이후 집무실로 돌아가고 있다. 검찰은 이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고발 사건과 관련해 서울대와 웅동학원 등 20여곳을 동시 압수수색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2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에서 점심 식사를 마친 이후 집무실로 돌아가고 있다. 검찰은 이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고발 사건과 관련해 서울대와 웅동학원 등 20여곳을 동시 압수수색했다. 연합뉴스
“신속 규명”… ‘특수통’ 尹총장 의중 반영
법조계 “특수부서 이미 내사 진행” 관측
박근혜 ‘사법 농단’ 사건 수사 때와 유사
曺 장관 취임 땐 수사 어려워 ‘속전속결’
증거인멸 막고 ‘늑장 수사’ 비판 피하기
가족 연관 사모펀드로 수사 확대 가능성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오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꾸려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출근하며 검찰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오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꾸려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출근하며 검찰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피의자로 입건하고 압수수색을 통한 강제수사에 들어갔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27일 “이렇게 된 이상 제대로 살펴볼 수밖에 없다”며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겠다”며 수사 의지를 밝혔다. 검찰이 들여다보는 의혹은 사모펀드, 딸 입시문제, 웅동학원, 부동산 실명법 위반 등이다. 국민의 공분을 사는 것은 딸 입시 의혹이지만 조 후보자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가 수사의 핵심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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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인 조사 전 압수수색…“성동격서 전략”

검찰은 당초 조 후보자와 가족 등을 고발한 사건 10건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성상헌)로 몰았다가 특수2부(부장 고형곤)로 재배당했다. 실제 재배당과 압수수색 영장 청구·발부는 전날 이뤄졌겠지만 준비는 적어도 1주일 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성동격서 전략”이라면서 “특수부에서 이미 내사를 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는 본래 인지 수사를 맡지만 고소·고발 건 중 중요 사건을 담당하기도 한다. 사법농단 사건도 공공형사수사부에 배당됐다가 특수1부로 재배당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도 형사8부에서 특별수사본부를 거쳐 특검으로 넘어갔다.

사건이 특수부로 간 것은 ‘특수통’ 윤석열 검찰총장의 의중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검찰 관계자는 사건 재배당 배경에 대해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인 만큼 신속하고 효율적인 진상 규명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형사부에서 수년째 묵히고 있는 고소·고발 사건이 많은데 조 후보자 사건도 그렇게 둘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첫 고발 8일 만에 고발인 조사도 하지 않고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청와대와 법무부도 압수수색을 사전에 몰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이 신속하게 압수수색에 돌입한 가장 큰 이유는 증거인멸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사모펀드의 실소유주 의혹을 받는 조 후보자의 5촌 조카가 자신이 운영하던 투자 관련 인터넷 카페를 폐쇄했고, 조 후보자의 딸도 과거에 올렸던 인터넷 게시글을 삭제하고 있다. 5촌 조카와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 등은 최근 해외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가 어느 쪽으로 가든 객관적 사실을 규명할 수 있는 자료는 확보해야 ‘늑장 수사´ 비판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의 인선 과정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수사하는 것도 부담이지만, 장관으로 취임하면 수사가 더 어려워진다. 법무부 장관은 구체적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을 지휘·감독할 권한을 갖고 있다.

●대기업 전문 윤석열 사단…“사모펀드가 관건”

공교롭게도 조 후보자 관련 수사는 윤 총장 취임 이후 첫 중요 수사가 됐다. 수사 초점은 사모펀드에 맞춰질 전망이다. 검찰은 조 후보자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 운용사 사무실과 펀드가 투자한 가로등점멸기 생산업체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다. 이 업체가 관급공사 177건을 수주한 것은 조 후보자의 영향력 때문이라는 의혹이 있다. 검찰은 또 펀드 운용사 대표와 조 후보자의 5촌 조카 등에게 귀국해 수사에 협조해 달라는 요청을 주변 인물들을 통해 전달하는 한편 입국 시 통보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 관심이 큰 입시 비리 의혹은 규명되더라도 최순실 사태 당시 정유라씨의 이대 입시 비리 의혹처럼 업무방해에 머물러 특수부 사건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가족 펀드’라는 의심을 받고 있는 사모펀드는 수사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수사를 맡은 고형곤 특수2부장은 서울중앙·서울북부·창원지검에서 특수부를 거친 ‘특수통´으로 특수본에서 정유라 입시 부정 사건을 수사한 데 이어 국정농단 사건 특검팀에도 파견된 경험이 있다. 검찰 관계자는 “윤석열 사단의 특기가 대기업 수사인데, 사모펀드를 들여다보는 것도 대기업 장부 들여다보는 것과 차이가 없다”며 “성패는 사모펀드에서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2019-08-2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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