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백신 언제 맞을 수 있나
3000만명분 선구매 확약·구매 협상 추진전문가 “내년 3~4월에 구매 결정해도 돼”
내년 치료제·백신 개발에 1700억원 투입
11월 들어 잇따라 발표된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 중간 평가 결과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1년 동안 수세에 몰려 있던 인류가 전세를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AP 연합뉴스
AP 연합뉴스
Q. 해외 개발 백신을 한국에서는 언제 맞을 수 있을까.
A.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백신 허가와 배송 준비 과정을 고려할 때 2021년 하반기에야 백신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가을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이 이뤄지기 전에 일선 의료인과 고령자 등 코로나19 우선 접종이 필요한 대상부터 접종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Q. 해외 백신 구매에 정부가 너무 ‘여유’를 부리고 있는 건 아닌가.
A. 정부는 국제기구인 ‘코백스 퍼실리티’에 850억원을 주고 국내 인구의 20%(약 1000만명분)에 해당하는 백신 물량을 선구매하기로 확약했다. 또 3상 임상시험에 돌입한 5개 해외 제품을 대상으로 구매 협상을 해 2000만명분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백신 선구매를 위해 확보한 예산은 약 1700억원이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예방의학과 교수는 “현재 3상 임상시험을 하고 있는 백신이 10개나 되고 내년 3~4월이면 대부분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할 텐데 이를 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봄이면 더 싸고 좋은 백신이 나올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Q. 화이자·모더나 등 해외 개발 백신은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A.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은 3차 임상시험 최종 결과에서 95%의 예방 효과를 보였고, 모더나가 개발 중인 백신 후보도 예방률이 94.5%라는 중간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연령대나 개인 건강 상태에 따라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백신 접종이 이뤄지더라도 마스크를 계속 착용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Q. 우리나라도 화이자 백신을 살 수 있나.
A. 미국·유럽연합(EU)·일본 등 주요국은 이미 화이자 백신을 ‘입도선매’했다. 화이자가 내년까지 공급할 수 있다고 밝힌 13억 5000만회분의 90% 정도가 이미 계약 완료됐다. 한국이 입도선매 행렬에 줄을 선다 해도 내년 안에 백신을 받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화이자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은 영하 70도로 냉동보관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저온 유통망 준비에 많은 시간이 필요해 백신을 가져온들 당장은 쓸 수가 없다.
Q. 국내 백신 개발은.
A. 내년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에 17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국내에서 글로벌 제약사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완료되더라도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백신이 임상 3상까지 성공적으로 끝낸다면 정부는 이를 구매할 계획이다. 내후년에도 백신을 계속 맞아야 하는 상황에서는 ‘백신 주권’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20-11-23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