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기 통째로 온라인 강의 검토… 캠퍼스들 ‘가보지 않은 길’ 실험

1학기 통째로 온라인 강의 검토… 캠퍼스들 ‘가보지 않은 길’ 실험

입력 2020-03-18 22:40
수정 2020-03-19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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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한학기 전면 전환 의견 수렴

카이스트 무기한 연장… 서울대도 논의
대다수 학생들 “수업의 질 저하” 불만
교수들도 “소통없는 강의 회의감 들어”
규정상 휴업 최소 한 달 땐 등록금 반환
대학 측 “휴업 아니어서 돌려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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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개강 후 2주간 오프라인 수업을 원격강의 등으로 대체한 가운데 성균관대가 1학기 내내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른 대학들도 온라인 강의 연장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의 소규모 집단감염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캠퍼스 문을 열기가 부담스러운 탓이다.

18일 대학가에 따르면 성균관대는 최근 교수들에게 문자를 보내 “전문가 자문 결과 이번 학기 내내 온라인 강의를 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라며 “강의 방식에 대한 설문조사에 참여해 달라”고 공지했다. 일부 교수는 전날 학생들에게 이번 학기가 전면 온라인 강의로 바뀌었다고 안내했다. 학교 측은 “아직 의견 수렴 단계”라면서 “교수들 얘기를 들어 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카이스트도 코로나19가 진정될 때까지 온라인 강의 기간을 무기한 연장한다고 밝혔다. 서울에 있는 주요 대학도 온라인 강의 기간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는 오는 25일쯤 회의를 열고 온라인 강의 연장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지난 4일 서울대는 이달 말까지 온라인으로 강의를 진행하되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비대면 수업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고려대, 중앙대, 세종대 등도 온라인 강의 연장에 대해 논의 중이다.

대다수 학생은 온라인 강의 연장에 대해 불만스러워했다. 개강 첫날부터 문제가 된 서버 불안정 등 수업의 질 문제가 가장 큰 이유다. 현장 강의를 듣기 위해 학교 근처에 자취방을 구한 지방 출신 학생들은 월세 부담을 걱정했다. 20학번 신입생들은 제대로 된 새내기 생활을 누리지 못해 울상이다.

교수들도 당황스럽긴 마찬가지다. 성균관대의 한 교수는 “대학 강의는 토론, 발표도 하고 학생들과의 소통이 필요하다. 일방향의 온라인 강의 방식에 회의가 든다”면서 “중간·기말고사 대신 과제물로 대체해야 할지, 오픈북 시험을 쳐야 할지 평가 방식도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온라인 강의 기간 연장에 등록금 반환 논란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은 도서관 등 학교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는 만큼 일부 등록금 반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대학들은 온라인 강의를 한다고 해서 등록금을 돌려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맞선다. 대학 등록금에 관한 규칙 제3조 5항에 따르면 등록금을 반환해야 하는 최소 휴업 기간은 한 달이다. 온라인 강의는 휴업이 아니므로 반환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대학 측 입장이다.

대학과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원격강의 시스템 도입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대면 문화’는 4차 산업혁명을 가로막는 문화적 장벽 가운데 하나였다”며 “비대면 강의 경험이 일반화되면 패러다임 전환이 빨라지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2020-03-1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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