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숙 서울대 미술대학 교수
김형숙 서울대 미술대학 교수
●아이들에게 기회 주는 장학제도 중요
김형숙 서울대 미술대학 교수는 2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예술적 재능을 가졌어도 기회를 얻지 못해 꿈을 접어야 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며 안타까워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부터 교육부가 시행하고 있는 꿈사다리 장학사업에 학생들의 멘토이자 여름캠프 지도 교수로 참여하고 있다. 꿈사다리 장학사업은 예술 분야에 재능과 흥미가 있지만 어려운 가정환경 탓에 제대로 된 교육이나 전시회·공연 등을 접하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지원을 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김 교수는 서울대와 관악구가 꿈사다리 장학사업과 비슷한 목적으로 2013년 설립한 서울대 관악창의예술영재교육원 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김 교수는 “꿈사다리 장학사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각 지역과 학교로부터 예술적 가능성을 보고 추천받은 아이들이기 때문에 평균 이상의 재능을 지니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제대로 된 미술 교육을 접할 기회가 없어 미술을 하겠다는 꿈 자체를 꾸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어린 시절 다양한 미술을 체계적으로 접하고 실제로 미술을 전공하거나 직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을 멘토로 만나는 것만으로도 예술적 재능을 발현시키는 충분한 동기부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꼭 예술가가 아니더라도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인해 기회조차 얻지 못한 아이들에게 비평가 등 예술 분야의 적성을 살려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다는 꿈을 키울 수 있게 도와준다는 점에서 예체능 분야의 장학제도는 중요하다”고 거듭 말했다.
●1기 학생들 고교 진학… 내년부터 심화 과정
꿈사다리 장학사업은 이제 시작 단계다. 지난해 1기 학생들이 올해 중3으로 올라갔지만 이들이 대학에 진학하고 이후 장학사업의 본격적인 성과를 판단하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김 교수는 “지난해 처음 참여한 1기 학생들이 올해 중3이기 때문에 이 아이들이 고교에 진학하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심화 과정을 시작할 예정”이라면서 “꿈사다리 참여 전에는 웹툰이나 애니메이션 등만 접했던 아이들이 순수미술을 접하면 본격적인 재능이 드러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숨은 프리다 칼로 나올 것”
김 교수는 이어 “멕시코의 세계적인 화가 프리다 칼로도 어려운 유년 시절을 겪고 장애의 고통을 극복하면서 그 과정을 미술로 승화시켰다”면서 “우리나라의 숨은 프리다 칼로를 찾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웃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2019-08-21 2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