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제주서 토론형 교육과정 도입… 주입식 공교육 혁신할 새 모델 될까

대구·제주서 토론형 교육과정 도입… 주입식 공교육 혁신할 새 모델 될까

박재홍 기자
박재홍 기자
입력 2019-04-17 22:50
수정 2019-04-18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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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제주교육청 IB 한국어화 추진… 2021년까지 10곳 도입 목표

대구와 제주의 일반 초·중·고교에 토론 중심의 국제 교육과정인 인터내셔널바칼로레아(IB)가 2021년부터 본격 도입된다. 우선 일부 학교를 대상으로 도입되지만 이를 계기로 국내 교육과정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두 교육청은 1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IB 교육과정의 한국어화를 추진해 2021년부터 선별된 학교에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스위스에 본부를 둔 비영리교육재단 IBO가 운영하는 IB는 국제인증 교육과정으로 토론 중심 수업에 기반해 논·서술형 절대평가가 이뤄진다. 또 각 학교가 아닌 IBO에서 주관하는 외부 평가로 최종 성적이 산출된다. 하버드 등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이나 영국의 옥스퍼드 등 세계 주요 대학이 IB 성적을 대입 평가 요소로 인정하고 있으며 서울대·연세대·고려대를 비롯한 국내 주요 대학들도 수시 전형을 통해 IB 교육과정 이수자를 일부 선발하고 있다.

두 교육청은 관내 학교의 신청을 받아 ‘관심학교’를 선정하고 IBO 평가관의 확인을 통해 후보 학교 과정을 거쳐 IB 인증학교를 최종 선정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2021년까지 대구는 9개교(초·중·고교 각 3곳), 제주는 1개 고교에 한국어 IB 과정을 도입한다는 목표다. 영어와 일부 예술 과목을 제외한 모든 IB 과정이 한국어로 진행된다.

이석문 제주교육감은 “IB 인증학교에는 수능에 관계없이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입학할 수 있도록 사전 공지할 예정”이라면서 “IB 과정 이수 학생들은 IB 성적을 대입 점수로 활용하는 해외 대학뿐만 아니라 수시 전형을 통해 국내 대학에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어 IB 과정을 이수해도 해외 대학 지원이 가능하다고 두 교육청은 강조했다.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IB 성적을 적용하는 해외 대학들은 한국어 IB 과정 내 영어 수업만으로도 입학에 충분한 영어 실력을 갖췄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두 교육청은 IB 도입이 국내 교육 과정 혁신을 촉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은희 대구교육감은 “현재 국내 상황에서는 중학교까지 토론형 수업을 하다가도 고교 진학과 함께 입시 중심 체제로 갈 수밖에 없다”면서 “IB 과정은 창조적 수업 방식을 고교와 대입까지 이어 갈 수 있는 제도”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IB 도입이 또 다른 사교육 증가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서울 강남 등에서는 국제고나 외고 등에서 운영하고 있는 영어 IB 교육과정에 특화된 학원들이 성행하고 있다.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한국어 IB 과정은 단기간으로 성과가 나올 수 없기 때문에 사교육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2019-04-1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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