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교육청 ‘年2조’ 절반씩 부담… 5년 뒤 무상교육 재원은 빈칸

정부·교육청 ‘年2조’ 절반씩 부담… 5년 뒤 무상교육 재원은 빈칸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입력 2019-04-09 20:38
수정 2019-04-10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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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부터 고교 완전 무상교육

올 2학기 3865억 교육청 예산+국고 지원
2년 뒤 정부 7985억·교육청 4078억 추가
교부금 증액 법안 통과 안되면 ‘쩐의 전쟁’
시도 교육청, 당장 내년 2000억 증액 난색
“학교 환경 개선 등 다른 예산 줄일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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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혜(오른쪽 두 번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정청 협의에서 올해 2학기부터 고교 무상교육을 단계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과 홍영표 원내대표, 조정식 정책위의장, 유 부총리, 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유은혜(오른쪽 두 번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정청 협의에서 올해 2학기부터 고교 무상교육을 단계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과 홍영표 원내대표, 조정식 정책위의장, 유 부총리, 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9일 발표된 고교 무상교육 실현방안은 연간 2조원에 가까운 비용을 향후 5년간 정부와 시·도교육청이 절반씩 분담한다는 것이 골자다. 5년 뒤의 재원 확보 방안은 마련되지 않아 ‘미봉책’이란 비판이 나온다. 당장 내년부터 2000억원 이상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시·도교육청이 난색을 표하고 있어 정부와 갈등을 빚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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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2학기 고교 3학년을 대상으로 한 무상교육에 필요한 3865억원은 시·도교육청 자체 예산에서 부담하되 정부가 국고로 지원한다. 교육부는 시·도교육청에 총 5조 2000억원가량의 세계잉여금(초과세입과 쓰지 않고 남은 돈을 합한 금액)을 내려보내 시·도교육청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 집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은 정부와 시·도교육청이 지방자치단체의 부담분(공무원자녀 학비보조수당 등 총 5.0%)을 제외한 총소요액을 각각 47.5%씩 분담한다. 국고 지원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한 종류인 증액교부금 방식으로 이뤄진다. 지난해 수업료 등의 연평균액에 기반해 추산한 소요액은 고교 전학년 무상교육이 실시되는 2021년에 1조 9951억원으로, 정부와 시·도교육청이 각각 9466억원을 부담한다. 그러나 저소득층 학비지원금 등 기존의 지원금을 제외한 추가 부담금은 정부가 7985억원, 시·도교육청이 4078억원으로, 추가 소요액에 대한 정부의 부담 비율이 실제로는 60% 수준이 될 것으로 교육부는 내다봤다.

증액교부금이 집행되려면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돼야 한다. 올 2학기는 세계잉여금으로 충당돼 문제가 없으나,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당장 내년 1학기부터 중단될 수도 있다.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내년부터는 정부와 시·도교육청이 절반씩 예산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치열한 ‘예산 줄다리기’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도교육감들은 고교 무상교육 시행에 필요한 재원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교부율(내국세의 20.46%) 인상을 통해 안정적으로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해 왔다.

시·도교육청들은 당장의 재원 확보 방안이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정부 방안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시·도교육청 예산 담당 실무진들은 이날 오후 교육부에서 회의를 열고 추가 부담분 추산과 재원확보 방안 마련에 분주했다. 서울교육청의 경우 오는 2학기 590억원, 2021년부터는 연간 3700억원가량이 필요하다. 교육청 관계자는 “정부가 추가 소요액을 100% 지원하지 않는 이상 자체 수입이 사실상 없는 교육청들은 학교환경 개선 등 다른 사업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2024년 이후의 재원 확보 방안이 전혀 마련되지 않은 것도 과제다. 설세훈 교육부 교육복지정책국장은 “5년 뒤에는 교육 여건 등을 재검토해서 안정적인 재정안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2019-04-1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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