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한 교사·입학사정관 “학종, 서로 너무 몰라”

마주한 교사·입학사정관 “학종, 서로 너무 몰라”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입력 2019-04-04 22:14
수정 2019-04-05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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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달까지 ‘고교·대학 간 원탁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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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경기 성남시 코리아디자인센터에서 교육부와 한국창의재단 주최로 ‘우리 모두의 아이로 공감하는 고교·대학 간 원탁토의’에서 경기 지역 고교 교사들과 대학 입학사정관들이 손을 한데 모아 협력을 다짐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4일 경기 성남시 코리아디자인센터에서 교육부와 한국창의재단 주최로 ‘우리 모두의 아이로 공감하는 고교·대학 간 원탁토의’에서 경기 지역 고교 교사들과 대학 입학사정관들이 손을 한데 모아 협력을 다짐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학생들의 인성이나 적극적인 태도 등은 학생부에 기재된 ‘행동사례’에서 파악하고 변별할 수 있습니다. 어떤 궁금증을 어떻게 해결했는지 같은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재해 주시면 좋겠습니다.”(지방 국립 A대 입학사정관)

“행동 특성 및 종합의견의 기재 분량이 1000자에서 500자로 줄었습니다. 그런 내용을 일일이 적을 수가 없으니 면접에서 확인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경기도 B고교 교사)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둘러싸고 고교 교사와 대학 입학사정관들이 테이블에 마주 앉자 교사들은 생활기록부 기재의 어려움을, 입학사정관들은 ‘옥석’ 가리기의 고충을 쏟아냈다. 입학사정관들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처음 적용된 고2 학생들을 어떻게 평가할지가 난제(難題)”라고 한숨을 쉬었고 교사들은 “모든 학생들에 대해 정성껏 기재해도 어떤 기준으로 선별되는지 알 수가 없다”고 답답해했다.

4일 경기 성남 코리아디자인센터에서는 교육부와 한국창의재단 주최로 ‘우리 모두의 아이로 공감하는 고교·대학 간 원탁토의’가 열렸다. 학종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교사와 입학사정관이 만나 머리를 맞대고 견해차를 좁혀 가자는 취지다. 이날은 경기 지역의 고교 교사 75명과 대학 입학사정관 30명이 참석했다. 고교 교사와 대학 입학사정관이 한자리에 앉아 학종에 대해 의견을 나눈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학종이 ‘금수저 전형’이라는 세간의 비판과는 달리 이날 교사들과 입학사정관들은 학종을 통해 ‘학생의 성장’을 평가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그러나 교사들은 개별 학생의 잠재력과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에 주목하는 반면 입학사정관들은 진로를 찾아가는 역량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이상적인 취지를 실현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도 동의했다. “학종을 통해 중위권 학생들의 성장 과정을 잘 평가할 수 있다”는 입학사정관의 설명에 한 고교 교사는 “학교에서는 ‘스카이’(SKY) 대학에 아이들을 보내는 게 우선이라 중위권 학생들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한 지방 사립대 입학사정관은 “고교 교과목들의 구체적인 내용들을 알기에 한계가 있다”면서 “한 학생이 교과 과정에서 무엇을 ‘인지’하고 ‘이해’했는지라는 단편적인 차원을 넘어 보다 구체적인 노력과 성장의 과정을 평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학종에 대한 신뢰도가 쌓이면 지금과 같은 어려움이 점차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원탁토의는 5월 30일까지 서울과 대전, 대구, 부산, 광주로 이어진다. 하반기에는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학종 설명회가 권역별로 총 13회 개최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2019-04-0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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