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도 수능 시행계획 발표
“국어 31번 문항 같은 초고난도 문제 지양검토위원 정답률 예측 능력 높여 ‘조절’
난이도 급격히 낮아지는 일은 없을 것”
성기선 교육과정평가원장은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학년도 수능 시행계획을 발표하면서 “지난 수능의 ‘국어 31번 문항’과 같은 초고난도 문항의 출제는 지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국어영역의 31번 문항은 동서양의 우주론 등 과학과 철학에 관한 지문을 읽고 만유인력을 다룬 제시문까지 읽은 뒤 풀어내는 문제로, 정답률이 18.3%에 그쳐 ‘킬러 문항’으로 손꼽혔다. 또 국어 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이 150점까지 치솟아 ‘불수능’이라는 오명을 썼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이 받은 원점수와 전체 평균과의 차이를 나타내는 지표다.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이 상승한다.
권영락 평가원 대학수학능력시험 본부장은 “‘국어 31번 문항’은 길고 복잡한 지문에 문항에서도 복잡한 사고과정을 과도하게 요구하는 제시문이 있었다”면서 “올해는 문항에서 제시하는 정보량과 사고과정을 적절하게 조절하겠다”고 설명했다.그러나 평가원은 올해 수능 난도가 급격히 낮아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권 본부장은 “국어 31번 문제의 경우 출제 검토위원회가 예측한 정답률이 실제 정답률과 상당한 차이를 보였던 것으로, 예년 출제 기조에서 조금 벗어났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단정적으로 쉽다, 어렵다 등의 표현으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난도가) 예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어 영역의 체감 난도를 높였던 긴 지문이나 융·복합 문제 등 지문의 분량이나 유형 자체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불수능’ 논란을 거들었던 수학 영역에 대해서도 권 본부장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3~4점가량 올랐지만 전체 난이도는 예년과 비슷했다”고 덧붙였다.
평가원은 출제 검토위의 정답률 예측 능력을 높여 난이도를 적절히 조절하겠다는 입장이다. 과거 6월 및 9월 모의평가와 수능 문제 출제 과정에서는 출제위원들이 문제를 출제하면 검토위원들이 이틀간 워크숍을 거쳐 난이도를 검토하고 정답률을 설정한다. 오는 6월 평가부터는 검토위원 워크숍 기간을 사흘로 늘려 예측 훈련을 강화할 계획이다.
2020학년도 수능은 2009개정교육과정에 근거한 마지막 수능이다. 과목과 평가방식 등은 전년과 동일하다. 시험 영역은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사회·과학·직업탐구, 제2외국어·한문 영역으로 지난해와 같다. 영어 영역 절대평가는 올해도 유지된다. 필수과목인 한국사 영역은 응시하지 않을 경우 수능 성적 전체가 무효 처리되며 성적표를 받을 수 없다. EBS 수능 교재 및 강의 연계도는 70% 수준이 유지된다. 또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지진 등 비상 상황에 대비해 예비 문항이 준비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2019-03-27 1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