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방과후 영어수업 재개 무산… 개학 코앞에 두고 학부모들 분통

초등 방과후 영어수업 재개 무산… 개학 코앞에 두고 학부모들 분통

박재홍 기자
박재홍 기자
입력 2019-02-17 22:54
수정 2019-02-18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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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안 통과 늦어져 새학기 시행 불가능

“오락가락 정책에 사교육비 부담만 커져
영어학원 자리 없다는데 어쩌나”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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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금지됐다가 올해 다시 재개될 것으로 보였던 초등 1~2학년 방과후 영어의 새 학기 시행이 사실상 무산됐다. 학부모들은 개학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누굴 믿고 교육을 시켜야 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17일 국회와 교육계에 따르면 초등 1~2학년 방과후 영어 재개를 위해선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공교육정상화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야 한다. 초등 1~2 방과후 영어를 선행학습 금지 대상의 예외로 두는 공교육정상화법 개정안은 지난해 교육부 방침에 따라 여야 합의로 국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했지만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설사 이달 중 법이 통과되더라도 당장 시행은 어렵다. 방과후 영어를 외부 업체에 위탁하는 대부분의 학교 상황을 고려하면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와 입찰, 업체 선정 및 계약 과정을 거치는 데 최대 2개월 이상 준비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2월 임시국회 일정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는 현재 국회 상황으로는 2학기는 돼야 초등 1~2 방과후 영어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되는 즉시 최대한 빨리 일선학교에서 초등 1~2 방과후 영어를 시행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등 1~2 방과후 영어는 지난해 처음 금지됐다. 사실상 초등 3학년 이전 영어 공교육을 금지하는 공교육정상화법은 2014년 국회를 통과했으나 여론의 반발에 부딪혀 2년간 유예 기간을 거쳐 시행됐다. 그러나 유치원 영어 학습은 허용하며 초등 1~2 방과후 영어만 금지된 점이 학부모들의 거센 반발을 불렀고, 교육부는 초등 1~2 방과후 영어를 1년 만에 허용키로 방침을 바꿨다. 하지만 그마저도 국회 파행으로 제때 시행이 어렵게 된 것이다.

사교육 업계는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서울 강남 대치동 등을 중심으로 한 학원들은 “초등 저학년(1~2학년) 영어는 벌써 자리가 다 찼다”며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 학부모들은 개학 한 달 전까지도 방향이 정해지지 않고 몇 번이나 바뀌는 정책에 분통을 터뜨렸다. 강남 지역 예비 초등생 학부모 A씨는 “인기 있는 영어학원은 자리가 다 찼다고 하는데, 방과후 영어까지 못하게 되면 어쩌란 말이냐”면서 “과외라도 알아봐야 하는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비(非) 강남 지역의 예비 초2 학부모 B씨도 “초등 영어 학원은 최소 월 30만원 이상 줘야 하는데 3만원 안팎이면 한다는 방과후 영어를 안 한다니 부담만 커졌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2019-02-1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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