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6월부터 큰 싸움”… 정부 “의대 증원 확정, 집단행동 의미 없다”

의협 “6월부터 큰 싸움”… 정부 “의대 증원 확정, 집단행동 의미 없다”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4-05-31 14:20
수정 2024-05-3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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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6월부터 의료 농단 큰 싸움 시작”
정부 “증원 과거 일… 집단휴진 의미 없어”
전공의 연속 근무시간 오늘부터 단축
현행 36시간→24~30시간 시범 운영
정부 “전공의 지원 전에 없던 수준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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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왕(오른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이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전날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대한의사협회 주최로 열린 ‘대한민국 정부 한국 의료 사망선고 촛불집회’ 참석자들이 촛불과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전병왕(오른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이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전날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대한의사협회 주최로 열린 ‘대한민국 정부 한국 의료 사망선고 촛불집회’ 참석자들이 촛불과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반대해 다음 달 대대적인 ‘큰 싸움’을 예고한 대한의사협회(의협)에 대해 “이미 증원이 확정 상태로 의협의 집단행동은 무의미하다”고 평가절하했다.

보건복지부는 31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 브리핑에서 이렇게 밝혔다. 전병왕 중대본 제1통제관(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의료계가 2025학년도 의대 증원에 반대하면서 전공의 이탈 등을 통해 여러 주장을 하고 있다”면서 “이미 증원은 확정된 상태로, 집단휴진 등 국민 불편을 초래하는 집단행동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의협은 전날 서울을 비롯한 전국 6개 지역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정부의 증원 정책을 비판했다. 임현택 의협회장은 ‘의사 총파업’ 등 집단행동 계획은 발표하지 않으면서도 “6월부터 본격적으로 의료 농단에 대한 큰 싸움을 시작한다”면서 “(의대) 교수님들도 기꺼이 동의해줬다. 이제는 개원의, 봉직의도 본격적으로 이 큰 싸움에 나와줘야 한다”고 독려했다.

이에 대해 전 통제관은 “2025학년도 증원과 관련된 건 과거의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정부는 의료진이 50% 이상 차지하는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전문위원회를 운영하는데, 미래를 위해 (의료계가) 동참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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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본 브리핑하는 전병왕 보건의료정책실장
중대본 브리핑하는 전병왕 보건의료정책실장 전병왕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이 31일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공의 연속 근무단축 시범사업에
서울성모병원 등 42곳 참여
고대안암병원 등 6곳 오늘 바로 단축
이와 함께 정부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위해 이날부터 연속근무 시간 단축 시범사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전공의 집단이탈은 벌써 석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전 통제관은 “전공의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법이 2026년 2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라면서 “이에 앞서 오늘부터 전공의 연속근무 시간 단축 시범사업을 본격 실시한다”고 말했다.

복지부가 이달 2~17일 시범사업 참여 병원을 모집하고 전문가로 구성된 선정심사위원회에서 검토한 결과, 서울성모병원 등 42곳을 최종 선정했다. 강원대병원, 고려대 구로병원·안암병원, 대구파티마병원,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 인하대학교병원 등 6곳은 이날부터 바로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남은 36곳은 병원의 준비 상황에 따라 순차적으로 시범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시범사업 기간은 내년 4월까지다. 각 병원은 근무 형태, 일정 조정, 추가인력 투입 등을 통해 전공의 연속근무 시간을 현행 36시간에서 24~30시간으로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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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떠난 지 100일
전공의 떠난 지 100일 의대 증원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지 100일째인 29일 부산 한 대학병원의 병실이 비어 있다. 2024.5.29 연합뉴스
전공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공의 근무시간은 2016년 주당 평균 92시간에서 2022년 주당 평균 77.7시간으로 줄었다.

전 통제관은 현재 근무 중인 전공의 자체가 적지 않느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사정은 병원마다 다를 것”이라면서 “모든 게 획일적으로 정해지는 건 아니고, 병원 사정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하면서 근무시간을 줄이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전 통제관은 “전공의 수련에 대한 국가 지원을 강화한다는 재정 투자 방향 아래 전공의 수련에 대한 지원을 이전에 없던 수준으로 대폭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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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이 지켜본 의정갈등 사태
전공의들이 지켜본 의정갈등 사태 김태근 가톨릭중앙의료원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열린 ‘의정갈등을 넘어 미래 의료 환경으로’ 심포지엄에서 ‘전공의들이 지켜본 의정갈등 사태’를 주제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복귀한 전공의에 대해서는 불이익을 최소화할 방침이라며 전공의들의 조속한 복귀를 재차 촉구했다. 전 통제관은 “전공의 대상 유연한 처분이라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는데, 이탈 기간이 다르면 그에 따른 처분 내용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달 29일 현재 응급실 내원환자 수는 1만 6555명으로, 평시의 93% 수준이다. 이중 한국형 중증도 분류체계(KTAS) 1~2등급의 중증환자는 전주보다 3.3% 줄었다.

전 통제관은 “비상진료체계에 협조해주시는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면서 “조금 불편하시더라도 더 아프고 위중한 환자를 위해 중증·응급환자 중심으로 (응급실) 의료 이용이 이뤄지도록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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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쳐가는 환자
지쳐가는 환자 의대 증원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지 100일째인 29일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가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2024.5.29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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