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고성군청 ‘세쌍둥이 공무원’ 취업부터 부모가 되기까지 똑 닮은 인생

경남 고성군청 ‘세쌍둥이 공무원’ 취업부터 부모가 되기까지 똑 닮은 인생

이창언 기자
이창언 기자
입력 2024-01-25 20:11
수정 2024-01-25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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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2016년 고성군청서 공직생활 시작
직장 안에서 짝 만나 비슷한 시기 가정 꾸려
나란히 부모가 돼 새로운 삶 열어 가

경남 고성군청 공무원으로 나란히 임용돼 화제를 모았던 ‘세쌍둥이 자매’가 직장 안에서 모두 짝을 만나 가정을 꾸려 다시 눈길을 끌고 있다.

훈훈한 사연의 주인공은 장서은(첫째)·서연(둘째)·서진(셋째) 자매다.

올해 29살인 이들은 2015년~2016년 나란히 고성군청 공무원으로 임용됐다.

세 자매 중 둘째 서연씨가 시작이었다. 서연씨는 2015년 10월 하일면사무소에서 첫 근무를 시작했고, 이듬해 10월 첫째 서은씨와 셋째 서진씨도 영오면사무소, 영현면사무소에서 각각 사회생활 첫발을 내디뎠다. 세 자매가 한 직장에서 함께 근무하게 된 것이다.

세 자매는 창원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나왔다. 다만 맞벌이로 바쁜 부모님을 대신해 유년시절부터 고성 외할머니가 세 자매를 돌보는 일이 종종 있었고 이 덕분에 고성과 인연을 맺었다. 방학이면 고성 외할머니댁에서 사촌들과 어울려 놀면서 고성에 대한 애정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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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셋째 서진씨 부부(장서진·하태규), 둘째 서연씨 부부(장서연·오규형), 이상근 고성군수, 첫째 서은씨 부부(장서은·김영석). 2024.1.25. 고성군 제공
왼쪽부터 셋째 서진씨 부부(장서진·하태규), 둘째 서연씨 부부(장서연·오규형), 이상근 고성군수, 첫째 서은씨 부부(장서은·김영석). 2024.1.25. 고성군 제공
세 자매는 경남도청에서 공직 생활을 하는 외삼촌을 보면서 ‘공직자 꿈’을 키웠다. 공무원 시험을 지원하는 과정에서는 ‘어린 시절 향수가 가득한 제2의 고향 고성’을 떠올리게 됐고, 나란히 합격하며 소중한 인연을 이어갔다.

공직 생활 시작점이 둘째 서연씨였다면, 결혼은 첫째 서은씨가 첫 테이프를 끊었다.

서은씨는 같은 날 임용된 김영석(38)씨와 동기모임에서 자주 만나며 연인으로 발전했고, 2019년 11월 결혼에 골인했다.

다음은 둘째 서연씨, 마지막은 셋째 서진씨 차례였다. 서연씨는 같은 부서에 근무하면서 업무 관련 대화를 자주 나눴던 동료 직원 오규형(37)씨와 인연을 맺어 2020년 11월 결혼했다.

서진씨는 서은씨와 마찬가지로 임용 동기였던 하태규(33)씨와 연인이 됐고, 2021년 11월에 결혼했다.

사내 커플이던 세 자매는 연애 시절에 황당한 일도 많이 겪었다.

둘째 서연씨는 “2019년도부터 비밀연애를 시작했고, 그해 12월 크리스마스를 즐기러 사람들이 붐비는 부산 서면으로 연인과 나들이를 간 적이 있다”며 “고성과는 거리가 멀고 사람이 많은 크리스마스라 아는 사람을 만날 걱정 없이 신나게 연말 분위기를 즐기는 있었는데, 고성군청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과 길 한복판에서 우연히 마주쳤다. 비밀연애를 처음 들킨 것”이라고 말했다.

셋째 서진씨는 “사내 커플이 대부분 그렇듯이 비밀연애를 시작했다”며 “당시 남편 상사가 외할머니와 같은 동네 주민이었는데 할머니께서 연애 사실을 소문냈다”고 밝혔다.

첫째 서은씨는 “생일날 남편에게 마음에 쏙 드는 선물을 받은 적이 있는데 알고 보니 남편이 동생들에게서 평소 제가 갖고 싶어 하던 것을 알아내어 준비한 것이었다”며 “남편은 든든한 처제들이 있어서 큰 힘이 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제 세 자매는 새로운 삶을 열어가고 있다.

2022년 3월 첫째 서은씨 부부에 이어 이듬해 9월 셋째 서진씨 부부가 소중한 자녀를 품에 안았다. 둘째 서연씨 역시 오는 9월 출산을 앞두고 있다. 1년 간격으로 결혼한 세 자매가 이제는 1년 간격으로 엄마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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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씨 부부. 첫째 서은씨는 세 자매 중 가장 먼저 결혼했다. 2024.1.25. 고성군 제공
서은씨 부부. 첫째 서은씨는 세 자매 중 가장 먼저 결혼했다. 2024.1.25. 고성군 제공
세 자매와 배우자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비슷한 질문을 받곤 한다.

텔레파시가 통하는 것 아니냐, 아내가 세쌍둥이라서 헷갈리진 않느냐 등이다.

그럴 때면 세 자매는 “한 명이 아프다고 해서 세 명이 다 같이 아픈 건 아니고 식성도 조금씩 다르다. 세쌍둥이도 특별한 것 없는 다 똑같은 사람”이라며 웃으며 답한다.

세 자매의 남편들은 “뒷모습만 봐도 누구인지 구분할 수 있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이상근 고성군수는 “고성군청에서 함께 근무하고, 청내에서 인연을 만나 이제는 한 아이가 부모가 된 세 자매는 군 인구 증가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정말 축하할 일”이라며 “제2의 고향 고성에서 군민에게 봉사 정신으로 임하며 아름다운 인생을 함께 이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결혼해서 아이 낳아 살기 좋은 고성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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