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eye]“앞으로가 아닌 지금 나의 권리, 청소년도 현재의 시민!”/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아동기자단 한예준

[아이eye]“앞으로가 아닌 지금 나의 권리, 청소년도 현재의 시민!”/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아동기자단 한예준

박재홍 기자
박재홍 기자
입력 2018-07-26 09:56
수정 2018-08-19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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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국은 자신의 견해를 형성할 능력이 있는 아동에 대하여 본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모든 문제에 있어서 자신의 견해를 자유스럽게 표시할 권리를 보장하며, 아동의 견해에 대하여는 아동의 연령과 성숙도에 따라 정당한 비중이 부여되어야 한다.”

유엔에서 선언한 유엔아동권리협약 12조에 등장하는 아동의 권리에 대한 정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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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준
한예준
유엔아동권리협약은 청소년, 즉 아동에 대한 매우 기본적인 권리들을 이야기 하고 있다. 적절한 생존수준을 보장해야하는 생존권, 신체적 위협과 정신적 위협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를 야기하는 보호권, 성장하고 발달할 수 있는 권리인 발달권, 마지막으로 자신이 생활하는 데에 있어서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고 제안할 수 있는 참여권까지 유엔아동권리협약은 매우 당연한, 그리고 기본적인 권리들을 정의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나는 청소년의 표현할 권리와 참여할 권리에 대해 야기하고 있는 12조의 내용이 가장 인상 깊었다.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라고 헌법에도 표기되어 있고 단상에 선 정치인들은 입버릇처럼 이야기 하지만 그들이 이야기하는 국민에 청소년들은 포함되어있지 않았다. 청소년들은 어리다는 이유로 정치에 참여 할 권리, 즉 선거권도 가지지 못하고 있다. 나아가 성숙과 미성숙을 나누는 잣대가 되어 청소년들은 자신의 견해와 생각과 주장을 맘껏 펼칠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나를 포함해 이러한 불합리한 상황들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청소년들과 주변의 어른들은 함께 청소년들이 목소리 낼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게 되었다. 첫 번째 도전은 정책마켓이었다. 청소년들이 직접 만든 정책을 그 자리에서 제안하고 마켓에 참여하는 많은 시민들이 그 정책에 동의하며 함께 목소리 내겠다는 약속으로 정책을 구매하는 형식의 행사였다.

정책마켓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 많은 청소년들이 모여 첫 번째로 진행한 것은 정책 만들기였다. 처음에 정책을 만든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머리를 맞대고 내 주변의 불편함, 불합리한 것들에 대해 고민하다보니 이후에는 봇물 터지듯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다양한 정책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정책 마켓 당일에는 교육감까지 방문해서 토크 콘서트도 진행하고 정책도 판매했다.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혹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리가 없었기에 우리가 스스로 만든 자리였다.

이후 6.1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다가왔다. 이 기간이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고 믿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교육감 후보들을 초청해 청소년이 정책을 제안하고 토론하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리고 선거를 앞둔 후보들 앞에서 청소년의 권리에 대해 이야기 했다. 청소년들도 시민이며 자신의 주장을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중요한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었다. 스스로 권리를 찾는 법, 내 권리를 만들어가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청소년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리는 더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 더 이상 나이를 잣대 삼아 청소년들을 일반화하고 단정 지어서는 안 될 것이다. 청소년들을 더 이상 ‘미래 인재’ ‘미래의 시민들’이라고 부르지 않길 바란다. 청소년들은 미래가 아닌 현재를 살고 있는 시민이기 때문이다.

다시 유엔아동협약 12조를 돌아본다. 12조는 청소년들은 자신의 견해와 주장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으며 국가는 그들의 권리를 보장해야한다고 명시되어있다. 그리고 사법적, 행정적 절차에 있어서 직접 또는 대표자나 적절한 기관을 통해 의견을 표출 할 수 있도록 권리를 주어야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6.13선거가 끝난 지 한 달이 훌쩍 지나갔다. 교육감을 비롯한 이번 선거 당선인 모두에게 요구한다.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듣고 청소년들이 목소리 낼 수 있는 장을 마련해 달라. 청소년들의 권리를 보장하라. 청소년도 시민이다!

*‘아이 eye’ 매달 서울신문 지면과 서울신문 온라인 공간에 각각 1회씩 게재되고 있는 청소년 칼럼 입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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