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공포] 감염 어려워 ‘팬데믹’ 가능성 낮지만… 한국 안전지대 아니다

[에볼라 공포] 감염 어려워 ‘팬데믹’ 가능성 낮지만… 한국 안전지대 아니다

입력 2014-08-05 00:00
수정 2024-09-23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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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바이러스 ‘진실과 오해’

에볼라 바이러스는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의 뒤를 이은 ‘21세기의 페스트’인가. 아니면 ‘제2의 광우병’ 같은 과장인가. 기니·라이베리아·시에라리온 등 서아프리카 3개국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한국에서도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한 전염병 전문가들은 에볼라 바이러스를 ‘감염 시 치사율은 높지만, 감염 자체가 어렵고 유행 가능성은 낮은’ 질병으로 규정하고 있다. 네이처, 사이언스 등 유력 과학저널의 보도 내용을 중심으로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해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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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바이러스는 어떻게 감염되나.

-박쥐나 아프리카 야생동물이 바이러스를 옮기는 숙주로 지목되고 있다. 박쥐를 만지거나 날것으로 먹으면 바이러스가 체내로 들어와 감염되고, 감염된 사람들의 체액(침·콧물·눈물·정액·대소변 등)을 통해 사람끼리도 감염된다. 시체의 체액과 접촉해도 감염 가능성이 있다. 이 지역 주민은 시체를 만지는 관습이 있어 문제다. 다만 상처가 없는 부분으로 감염된 사람을 만지는 것만으로는 감염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많은 사람이 감염됐고 죽어나갔는데 전염성이 높지 않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감기 같은 호흡기 전염병이 아니다. 감기 바이러스는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공기 중으로 배출된 바이러스가 떠다니다가 흡입 등을 통해 전염되기 때문에 며칠 만에 전 세계로 퍼지는 것이 가능하다. 과거 에볼라 바이러스는 일시적, 국지적으로 유행했다가 곧 사라졌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죽는가.

-이번에 발생한 에볼라 바이러스의 치사율은 56%다. 5종의 에볼라 바이러스는 각기 치사율이 다르지만 25~89%다. 서아프리카 3개국의 치사율이 90%라는 것은 이 지역이 의료혜택을 거의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 여행객들이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은 얼마나 되나.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감염자와 대중교통 수단을 함께 이용한 경우’의 위험을 ‘매우 낮음’으로 분류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경제적 배경을 감안할 때, 감염자가 항공기에 탑승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치료제나 백신이 없나.

-치료제나 백신은 여럿 개발됐다. 하지만 발병 건수 자체가 워낙 적어 임상실험을 진행할 환자가 마땅치 않고, 제약사들이 경제적 이유로 기피하고 있다.

→한국은 100% 안전한가.

-완전히 안전을 장담할 수는 없다. 새로운 숙주의 발견, 변종 바이러스의 탄생, 공항·항만 검역시스템 운영 부실 등으로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교통수단 발달과 국가 간 이동이 일반화된 현 상황에서 100% 전염병에서 안전한 국가는 없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2014-08-0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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