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대통령·野후보 초유의 충돌… 靑 “저열한 전략” 野 “선거 개입”

현직 대통령·野후보 초유의 충돌… 靑 “저열한 전략” 野 “선거 개입”

안석 기자
입력 2022-02-10 20:46
수정 2022-02-11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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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중립 훼손” 받아친 국민의힘
이준석 “中엔 함구, 野에만 극대로”
이양수 “억지사과 요구 사과해야”

“정치보복 선언” 총공세 편 여권
靑 “尹 소신이라면 위험한 발언”
민주 의총선 “적반하장”“檢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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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자립준비청년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인사말을 준비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적폐 수사’ 발언에 대해 직접 사과를 요구했다.  박지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자립준비청년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인사말을 준비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적폐 수사’ 발언에 대해 직접 사과를 요구했다.
박지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집권 시 전(前) 정권 적폐수사’ 발언을 강력 비판하면서 ‘이재명 대 윤석열’에서 ‘문재인 대 윤석열’의 구도로 전선이 이동하는 모양새다. 대선을 한 달도 안 남긴 시점에서 현직 대통령과 제1야당 대선후보가 정면충돌하는 초유의 사태다.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의 발언을 “선거 개입”이라고 강력 반발했지만, 청와대는 “대통령은 식물대통령으로 죽은 듯이 직무 정지 상태로 있어야 되는가”라고 맞받아쳤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정권을 막론하고 부정한 사람들에 대한 수사를 공정하게 진행했던 우리 후보가 문재인 정부도 잘못한 일이 있다면 성역이 될 수 없다는 원칙론을 이야기한 것에 대해서 청와대가 발끈했다”면서 “원칙론에 대해서 급발진하면서 야당 후보를 흠집 내려는 행위는 명백한 선거 개입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에는 한마디도 못 하면서 야당에만 극대로(極大怒)하는 선택적 분노는 머리로도, 가슴으로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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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열린 재경전라북도민회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명국 선임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열린 재경전라북도민회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명국 선임기자
이양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도 “윤 후보는 정치보복을 하겠다고 말한 적이 없고, 국민적 요구 역시 권력이 힘으로 덮은 수많은 대형 비리 사건을 그냥 넘어가지 말라는 것”이라며 “대통령과 민주당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야당 대선후보에게 억지 사과를 요구한 행태에 대해 정중히 사과하기 바란다”고 반격했다.

청와대는 ‘선거 개입’ 자체가 어불성설이란 입장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선거 전략 차원에서 발언한 것이라면 굉장히 저열한 전략이고, 만약에 소신이라면 굉장히 위험하다. 최소한 민주주의자라면 이런 발언은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 개입) 그렇게 얘기하려면 (윤 후보가) 그런 발언을 안 했어야 한다. 선거에 대통령을 끌어들이지 않을 노력은 야당도 있어야 되는 것”이라며 “대통령 질문에 답변하고 사과하면 깨끗하게 끝날 일인데 구차하게 자꾸 선거 개입 논리로 회피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윤 후보의 발언을 정치보복 선언으로 규정하고 총공세에 나섰다. 민주당 의원 전원 명의의 성명에서 “대한민국 국민은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수사, 정치보복의 결과를 똑똑히 목도했다. 정치검찰이 어떻게 없는 죄를 만들어 내고, 어떻게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불행을 (만드는지) 똑똑히 지켜봤다”면서 “다시는 비극이 반복돼서는 결코 안 된다”고 성토했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윤 후보 자신이 그 검찰권 이용한 범죄에 가담했다고 자백한 꼴”이라면서 “정말 견강부회,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고 질타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아니라 ‘검(檢)통령’을 하겠다 선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페이스북에서 “자신감 넘치는 김건희씨의 신기가 더해지면 우리는 아직껏 만나 보지 못한 괴물정권을 만나게 될지 모른다”고 했다.

2022-02-1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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