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3관왕’ 안산 고향 광주, 2025 광주 세계양궁선수권대회 9월 유치 신청
이용섭 “안산·기보배 대회 홍보대사 위촉”평화·인권 모티브 남북 단일팀 홍보 구상
“남북 교류 활성화·홍보 효과 극대화 가능”
“2003 대구U대회, 北 참여로 평화 기여”
남북 통신선 복원 해빙무드 속 北 변수 여전
시너지 한계 지적…“메달 무관 친선경기 활용”
올림픽 양궁 사상 첫 3관왕 안산
한국 양궁의 안산이 지난달 30일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 결승에서 과녁을 향해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안산은 혼성단체전, 여자단체전에 이어 개인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하며 사상 첫 올림픽 여자 양궁 3관왕이 됐다. 2021.7.30. 도쿄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내가 기보배다’ 런던올림픽 양궁 2관왕 쾌거 기보배
2012년 8월 런던올림픽 양궁장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양궁 여자 개인 8강전에서 기보배 선수가 크세니아 페로바(러시아) 선수와 시합을 하고 있다. 기보배는 런던올림픽에서 여자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2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런던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광주시는 안산과 기보배(런던·리우올림픽 금)를 광주 세계양궁대회 홍보대사로 위촉해 흥행 가능성을 높일 계획이다. 특히 시는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잇기 위해 평화와 인권을 상징하는 엠블럼 개발에 이어 남북 단일팀도 구상하고 있다. 안산·김제덕(17·경북일고) 혼성팀처럼 남북한 선수가 한 팀에서 과녁을 겨누는 모습을 광주에서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5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안산 선수는 대한민국 양궁의 영웅”이라면서 “기보배 선수와 함께 2025년 광주 세계양궁대회 홍보대사로 위촉할 것”이라고 밝혔다. 둘은 양궁 여자대학부 최강자인 광주여대 선후배 사이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서 한국의 첫 여자 양궁 금메달을 쏜 서향순, 2012년 런던올림픽 양궁 2관왕 기보배에 이어 ‘강철 멘털’로 올림픽 첫 혼성 단체전, 여자 단체전, 개인전에서 안산이 금메달을 따내면서 광주는 양궁 메카로 급부상했다.
이 시장은 “광주는 서향순 선수에서 안산 선수까지 6명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했다”면서 “6월 아시안컵양궁대회도 성공적으로 치러 냈고 대한양궁협회와 대한체육회도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다음달 유치 신청서를 낸다. 발표는 11월이다.
양궁 국가대표 김제덕과 안산이 24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혼성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환호하고 있다. 2021.7.2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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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안산 우승
안산이 30일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 결승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옐레나 오시포바를 6-5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한국 응원단이 응원을 하고 있다. 2021.07.30 도쿄 올림픽사진공동취재
시는 남북 단일팀을 구성해 홍보 효과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엠블럼에도 평화와 인권의 목표(과녁)를 향해 빛의 화살을 쏘는 모습을 형상화할 예정이다.
또 ‘2025 세계양궁대회 유치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 분석 용역’ 보고서에서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U대회)를 언급하며 “대회 개최 시 남북 단일팀을 결성해 남북 간 교류를 활성화하고 대회 홍보 효과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2015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지원법에 남북 단일팀 구성을 위해 북한과 협의할 수 있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대구 U대회는 ‘하나가 되는 꿈’을 주제로 팔레스타인, 이라크 등 분쟁 당사국들과 북한 선수단 및 응원단이 참가해 홍보 효과를 높이고 남북 간 교류 증진을 통한 한반도 평화 정착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남한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당시 ‘비전2014’ 지원프로그램을 통해 남북간 균형 있는 스포츠 발전을 위해 북한에 화살과 양궁장비, 사용방법 등을 훈련해주거나 지원했다.
한반도기 내걸고 ‘코리아’
2003년 8월 대구 유니버시아드(U대회) 남북 동시 입장. 서울신문DB
2003년 8월 대구시민운동장에서 열린 대구 유니버시아드(U대회) 여자축구 북한-프랑스전을 찾은 관중들이 대형 한반도기를 펼치며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2003.08.24 서울신문DB
일각에서는 경기력에 의한 시너지 효과가 불분명한 남북 단일팀보다는 청소년 친선경기 등 부대행사를 통해 북한의 참여를 유도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은 “국가대표간 경기에서 단일팀 구성은 신중해야 한다”면서 “자칫 정치적 목적이 개입되거나 한국 주력종목인 양궁에서 실력이 아닌 북한과의 균형 맞추기 선발로 이뤄져 최종 성적이 부진할 경우 남남·남북 갈등으로 번질 수 있는 만큼 메달과 무관한 친선경기로 남북이 팀을 구성해 주요국을 초청하는 이벤트 경기를 하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앞서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 축구 종주국 영국은 잉글랜드, 웨일스,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를 합친 영국 단일팀으로 축구 국가간 경기에 나섰는데 8강전에서 탈락했다. 이후 4곳은 극심한 여론 분열과 갈등을 겪었다.
남북 양궁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 4강전과 2016년 리우올림픽 16강전에서 맞붙었다. 시드니에서는 김남순이 북한의 최옥실을, 리우에서는 장혜진이 북한 강은주를 각각 눌렀다. 이에 대해 양궁협회는 “광주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단일팀은 민감한 사항이라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밝게 웃는 남북 궁사들
한국 여자양궁의 장혜진(오른쪽)이 2016년 8월 브라질 리우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16강에서 북한 강은주를 꺾고 8강에 진출한 뒤 서로 밝게 웃으며 악수하고 있다. 장혜진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연합뉴스
리우 첫 남북 대결… 승자도 패자도 미소
한국 여자양궁의 장혜진(왼쪽)이 2016년 8월 브라질 리우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16강에서 북한 강은주를 꺾고 8강에 진출했다. 경기를 마친 뒤 두 사람이 서로 밝게 웃으며 악수하고 있다. 장혜진은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