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학교생활 모습·기록 담긴 자료 발굴·공개

일제강점기 학교생활 모습·기록 담긴 자료 발굴·공개

강원식 기자
입력 2021-08-11 19:49
수정 2021-08-11 19:4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경남 창원교육지원청이 광복절을 앞두고 일제강점기 학생들의 학교생활 모습이 담긴 사진과 지역 독립운동가들의 초등학교 학적부 등의 자료를 11일 공개했다.
1917년 진동공립보통학교 졸업사진
1917년 진동공립보통학교 졸업사진
창원교육지원청은 일선학교에 소장돼 있는 일제 강점기 기록물을 수집·발굴해서 활용하기 위해 지난 6월부터 ‘독립운동 기록물 수집·활동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한 뒤 관련 기록물을 수집·분석했다.

창원교육지원청은 기록물 수집·발굴을 통해 확보한 각종 자료 가운데 진동초등학교, 성호초등학교, 경화초등학교에 재학했던 독립운동가 4명(백승인·이재성·김우문·김창석 선생) 학적부 4점과 해당 학교 사진 6장을 먼저 공개했다.
1938년 마산공립보통학교 교무실 모습
1938년 마산공립보통학교 교무실 모습
TF팀은 수집된 나머지 사진 90여장에 대해서도 현재 분석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일제 강점기 학교생활 사진과 학적부 등으로 당시 암울했던 교육 역사와 학생들의 학교생활을 엿볼 수 있다.

흑백 사진은 일부 얼룩이 졌지만 식별 할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좋다.
1939년 마산공립보통학교 아침조례 사진
1939년 마산공립보통학교 아침조례 사진
1917년 진동공립보통학교(현 진동초교) 졸업사진에는 칼을 찬 교원들의 모습이 보인다.

1927년 진동공립보통학교 졸업사진에는 양장차림에 모자를 쓰고 지팡이를 들고 있는 교사와 기모노 차림의 교사도 눈에 띈다.

여학생 치마에 흰 선이 둘러져 있는 것도 확인된다. 1920년대 여학생 사이에는 흰 선을 두른 통치마가 유행이었다.

특히 마산 공립보통학교(현 성호초교)의 1939년 아침조례 장면을 찍은 흑백 사진에는 당시 일제의 민족말살정책 표어가 적힌 현수막이 학교 벽에 부착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인고단련(忍苦鍛鍊·고통을 인내해 몸을 튼튼하게 훈련함), 내선일체(內鮮一體·일본과 조선은 한 몸), 국체명징(國體明徵·국체를 명백하게 증명함. 천황 중심국가체계를 분명히 함)이라는 표어를 한자로 크게 적어 학생과 교사가 조례하는 장면 뒤쪽 건물 벽면에 걸어 놓았다.

또 1938년에 찍은 마산공립보통학교 교무실 사진에는 벽면에 일장기가 걸려 있고 가운데 난방시설이 설치된 모습도 보인다.

1941년 총력전 사진에는 강제 동원을 위해 학생들에게 군사훈련을 시키는 모습도 확인된다.

1944년 경화공립국민학교 통지표를 통해서는 1940년대 부터 국민(國民)학교라는 단어를 쓴 것을 알 수 있다. 통지표에 나와 있는 교과목을 통해 당시 1학년 과정 교과목도 파악된다.
김우문 선생 학적부
김우문 선생 학적부
백승인 선생의 진동초 학적부에는 학교 입학전에 글방에서 수학하고 17세에 보통학교에 입학한 사실과 2학년 재수 등 학적이 기록돼 있다.

또 이재성 선생의 진동초 학적부에는 특이하게 ‘상민’이라고 신분까지 기재돼 있다.
백승인 선생 학적부
백승인 선생 학적부
김우문 선생의 성호초 학적부에는 1학년 때는 ‘순하다’고 기록돼 있고 3학년 때는 ‘저항적이다’고 적혀 있으며 1학년 부터 3학년 까지 모두 ‘열심히 하는 학생’이라는 기록이 있다.

김창석 선생의 경화초 학적부에는 ‘성격이 온순하고 행실이 선량한 학생’이라고 적혀 있다.

정우석 교육장은 “각 학교에서 소장하고 있는 일제강점기 기록물을 보존·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역사적 기록물을 통해 독립운동가의 정신과 뜻을 기리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해당 기록물은 ‘창원교육역사의 전당’ 홈페이지에 공개될 예정이다.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