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학자 출신지 경남 김해에 전국 최초 공립 한글박물관 개관

한글학자 출신지 경남 김해에 전국 최초 공립 한글박물관 개관

강원식 기자
입력 2021-11-09 17:35
수정 2021-11-0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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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을 주제로 한 전국 최초 공립박물관이 경남 김해시에 건립돼 9일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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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김해에 건립된 전국 최초 공립 한글박물관
경남 김해에 건립된 전국 최초 공립 한글박물관
경남 김해시는 이날 오후 김해시 분성로 김해문화원 옆 김해박물관에서 개관식을 했다.

김해한글박물관은 김해출신 한글학자로 한글 연구에 큰 발자취를 남긴 한뫼 이윤재(1888∼1943) 선생과 눈뫼 허웅(1918∼2004)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우리 민족의 위대한 한글 문화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건립했다.

이윤재 선생은 일제 강점기에 활동한 언어학자로 조선어학회 기관지 ‘한글’ 편집 및 발행 책임을 맡아 우리글 지키기에 앞장섰다.

일제 식민사학에 대항해 진단학회(震檀學會) 창립에도 참여했다.

허웅 선생은 한글학회 회장과 이사장을 지냈다.

김해한글박물관은 30억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600㎡ 규모로 건립됐다.

1층에는 기획전시실, 2층에는 제1·2전시실과 체험형 영상실·집필실·교실 등이 설치됐다.

박물관 건물 외벽을 비추는 미디어파사드(외벽 영상 장치)도 설치했다.

박물관에는 이윤재·허웅 선생의 한글 연구 업적을 중심으로 한글 유산의 중요성을 알리는 자료 등을 전시했다.

이윤재 선생이 집필한 ‘표준조선말사전’, ‘문예독본’, 허웅 선생의 육필 원고, 만년필, 생전 의복 등을 볼 수 있다.

김해시는 한글박물관 개관을 위해 개인, 기관, 문중 등으로 부터 보물 1점과 4000여점 유물을 기증받았다.

기증 받은 유물 가운데는 ‘조선말 큰사전’, ‘문예독본’을 비롯해 조선시대 순 한글로 작정된 최초의 한글 공문서인 보물 제951호 ‘선조국문유서’(宣祖國文諭書) 등도 포함돼 있다.

선조국문유서는 임진왜란때 의주로 피난 간 선조가 왜군 포로가 된 백성들을 회유해 돌아오도록 하기 위해서 내린 한글 교서다.

당시 김해성을 지키던 장수 권탁(1544∼1593)이 이 문서를 가지고 적진에 몰래 들어가 적 수십 명을 죽이고 우리 백성 100여명을 구해 나왔다고 알려져 있다.

이 보물은 지난 6월 안동 권씨 종친회에서 5년 기한으로 기탁해 김해한글박물관 주요 전시품이 됐다.

​김해한글박물관에서는 1980년대 이전 사용됐던 책걸상, 칠판 등 기성세대의 향수를 떠올리는 옛 교실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관람객들은 연도별 국어시험을 본 뒤 채점 한 성적표도 받을 수 있다.

이날 김해한글박물관 개관식에는 허성곤 김해시장, 송유인 김해시의회 의장, 황준석 국립한글박물관장, 오세연 국립김해박물관장을 비롯해 유물 기증·기탁자 등이 참석했다.

허성곤 김해시장은 “김해한글박물관이 민족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보존·전승하고 김해 출신 한글학자들의 업적을 기리는 문화시설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해한글박물관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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