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푸틴, 소중한 친구”… 러·터키 ‘新밀월시대’

에르도안 “푸틴, 소중한 친구”… 러·터키 ‘新밀월시대’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16-08-10 22:46
수정 2016-08-11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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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전투기 격추 후 첫 정상회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터키 전투기의 러시아 전폭기 격추 사건으로 훼손됐던 양국 관계를 전면 복원하기로 9일(현지시간) 합의했다. 서방과 갈등을 겪고 있는 두 지도자가 ‘브로맨스’(남자들끼리의 두터운 관계)를 과시함으로써 미국과 유럽연합(EU)에 맞서는 형국이다. 둘 다 총리와 대통령을 지내며 막강한 권력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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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 콘스탄틴궁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안내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EPA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 콘스탄틴궁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안내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EPA 연합뉴스
푸틴은 이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콘스탄틴궁에서 정상회담 직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국의 정상적이고 전면적 관계 복원을 위한 모든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전폭기 피격 사건 이후 터키에 취한 경제제재를 점진적으로 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15일 군부 쿠데타를 진압한 이후 첫 방문지로 러시아를 택한 에르도안도 푸틴을 ‘소중한 친구’라고 부르며 “러시아와의 관계를 위기 이전 수준은 물론 그보다 더 진전된 높은 수준으로 올려놓길 원한다”고 화답했다.

터키와 러시아는 회담에서 그동안 양국간 의견이 대립했던 시리아 내전 문제를 논의하는 협의체를 구성하고 군사 핫라인(직통전화)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고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는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지지하고 있다.

양국 관계는 지난해 11월 터키 전투기가 시리아 인근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전폭기를 격추한 이후 급격히 악화됐다. 하지만 지난 6월 27일 에르도안이 격추 사건에 대해 사과하는 서한을 보내며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양측은 이날 잠정 중단됐던 러시아의 터키 아쿠유 원전 건설과 양국 연결 가스관 사업인 ‘터키 스트림’ 사업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또 러시아는 자국민의 터키 관광과 전세기 운항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번 정상회담으로 크림반도 병합 이후 서방과 대치하는 러시아는 가스 수출 루트를 확보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 터키를 제 편으로 한 발짝 끌어올 계기를 마련했다. 쿠데타와 반대파 탄압 등으로 서방과 대립각을 세우는 터키는 러시아와의 관계 재설정으로 미국과 EU를 압박할 수 있다.

한편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날 오후 푸틴과 전화통화를 통해 그동안 원만하지 못했던 양국 관계를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고 BBC 등이 보도했다. 총리실 대변인은 “두 정상은 항공 보안 협력이 국제 사회의 테러 대처에 필수적이라는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6-08-1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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