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도 못 꺾은 아프간 민주화 열망

탈레반도 못 꺾은 아프간 민주화 열망

입력 2014-06-16 00:00
수정 2014-06-16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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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소 공격으로 46명 사망에도 대선 결선 투표율 50% 넘어

탈레반도 민주적 정권을 탄생시키려는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의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14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아흐마드 유수프 누리스타니 아프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이날 종료된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 유권자 1350만명 중 700만명(52%) 이상이 참가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4월 5일 치러진 1차 투표에도 약 700만명이 참가했다. 1차 투표에서 45.0%를 얻은 압둘라 압둘라 전 외무장관과 31.6%로 2위에 오른 아슈라프 가니 전 재무장관이 결선에서 맞붙었다. 당선자는 2001년 말 미국 침공으로 탈레반 정권이 물러난 이후 줄곧 집권해 온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의 뒤를 이어 미군 철수에 따른 과도기 상황을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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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여성 유권자가 14일(현지시간) 헤랏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잉크가 묻은 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미소 짓고 있다.  헤랏 AFP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여성 유권자가 14일(현지시간) 헤랏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잉크가 묻은 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미소 짓고 있다.
헤랏 AFP 연합뉴스
유권자들은 탈레반의 위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600여개 투표소로 향했다. 무함마드 우마르 다우드자이 내무장관은 “투표소를 겨냥한 150건의 탈레반 공격으로 민간인 20명, 군인 15명, 경찰관 11명 등 46명이 사망했지만 투표는 전반적으로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투표를 하고 나온 유권자 11명의 잉크 묻은 손가락을 자르는 등 잔혹한 탈레반의 공격에도 투표 열기는 식지 않았다. 330여개 투표소에선 투표용지가 동이 나 선관위가 급히 용지를 조달할 정도였다. 투표율이 높은 이유는 이번에 처음 도입된 후보들의 TV 토론이 정치의식을 높였고, 미군이 철수한 지 2년여 된 이라크에서 반군 무장단체가 득세하는 상황을 목격한 유권자들이 민주적 정권 수립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결선투표가 큰 혼란 없이 마무리된 만큼 아프간은 사상 처음으로 민주적 정권 교체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결선투표 최종 결과는 다음 달 22일에야 나오고 당선자 취임식은 8월 2일로 잡혀 있다. 그 사이 탈레반 공격이 심해지고, 낙선 후보 측이 불복하면 정국이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2014-06-1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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